광복50주년 祝歌"동방의 빛"울려 퍼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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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놀라라/한줄기 빛 여기/한줄기 빛 여기 모여들어/어찌 눈부시지 않으랴/동방의 겨레 5천년 어찌 멀리멀리 눈부시지 않으랴…/여기 새 세상 온 세상과 더불어/동방의 빛 뿜어 나아가리라.』 오는 8월 15일 광화문앞 광장에서 열리는 광복 50주년기념식에서 이건용(李建鏞.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교수)작곡의 칸타타『동방의 빛』이 울려 퍼진다.
시인 고은(高銀)씨가 쓴 가사에 곡을 붙인 이 작품은 13분정도 소요되는 칸타타.각각 3명의 독창자와 독주자,2백명 규모의 대형합창단과 오케스트라가 동원되는 매머드급 야외공연이다.
독창과 독주는 같은 날 저녁 잠실올림픽주경기장에서 광복 50주년기념 행사의 일환으로 열리는「세계를 빛낸 한국음악인 대향연」에 출연하는 정상급 음악가들이 맡는다.
현재 바이올리니스트 장영주(張永宙).정경화(鄭京和).김영욱(金永旭).김남윤(金南潤)씨 가운데 2명과 첼리스트 정명화(鄭明和)씨,독창자로는 소프라노 조수미(趙秀美).신영옥(申英玉).홍혜경(洪慧卿).김영미(金英美)씨 가운데 2명,바리 톤 최현수씨등이 유력시되고 있다.
교성곡(交聲曲)이라고도 불리는 칸타타는 독창과 합창.관현악이어우러지는 음악형식.
축가(祝歌)와 축시(祝詩).축주(祝奏)의 의미를 모두 포함하고 있어 기념식이나 축하행사를 위해 위촉된 작품들이 많다.
『동방의 빛』은「개국」「민족의 수난」「광복의 기쁨」「밝은 미래로의 행진」등 네부분으로 구성된 단악장 형식의 칸타타로 정명훈(鄭明勳)이 지휘하는 서울시향.서울시립합창단을 비롯한 대규모합창과 관현악에 의해 연주된다.
작곡자 李씨는『독창은 서사적인 설명이 필요한 부분,합창은 감정에 호소하는 부분에 할애했고 바이올린 독주는 아름다운 강산,첼로 독주는 힘들고 어려웠던 시절을 상징하도록 꾸몄다』고 밝혔다. 그러나 李씨는『지난 3월초 총무처로부터 위촉작품의 가사를받았다』면서『광복 50주년 기념식에 연주할 음악이라면 몇년전부터 준비했어야 마땅하다』고 아쉬움을 털어놨다.
또 기념식 도중 칸타타 연주를 전후로 해서 조선총독부 건물(舊 중앙청사)의 지붕 돔이 철거됨으로써 「일제잔재의 청산」을 상징하는 이벤트도 함께 펼쳐질 예정이다.
예년의 경우 광복절 기념식은 독립기념관에서 열렸으나 올해는 광복 5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라 참가인원이나 행사규모 면에서훨씬 커진다.
한편 광복절 기념식 본행사에 앞서 열리는 식전행사에서는 서울시립가무단.국립무용단과 사물놀이가 차량진입이 통제된 광화문앞 도로에서 길놀이를 펼친다.
이어 박범훈 작곡의『다시 찾은 빛』을 국립국악관현악단.서울시립국악관현악단이 연주한다.
또 식후행사에선『우리의 소원』을 편곡한 김정택(SBS악단장)씨의『통일 환타지』가 연주될 계획이다.
따라서 광복 50주년 기념식 행사는 같은 날 저녁 잠실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리는「갈라 콘서트」와 함께 88올림픽 개.폐회식행사 이래 가장 푸짐한 음악이벤트가 될 전망이다.
李長職.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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