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新黨 "얼굴"로 나서는 사연-새집이끌 다른인물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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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김대중(金大中)亞太재단이사장이 신당의 얼굴로 나선다고 한다.
신당창당에 이어 연이은 강수(强手)다.신당 얼굴에는 기존 민주당과 영입인사를 포용할 수 있는 인물을 검토해왔다.그러나 결국金이사장이 직접 총재직을 맡기로 거의 굳히고 있 다고 한 측근은 전했다.
신당 총재에 대한 金이사장의 까다로운 조건에 맞는 인사가 없다는 것이다.
권노갑(權魯甲)부총재는『당내 인사도 아니고 외부 영입도 어렵다.이제까지 거론되던 인물은 아니다』고 말했다.
金이사장이 차기 대권에 대한 집념을 버리지 않는 한 호남인사는 어렵다는게 당초 구상이었다.호남당이란 인상을 주기 때문이다.더구나 이제까지 민주당에서 보인 계파간 나눠먹기를 없애겠다는것이 신당 창당의 명분이라면 당내 인사는 물론 외부 영입인사를모두 포용할 수 있는 그릇이 돼야 한다.
당초에는 金이사장이 고문직을 맡고 당내 인사나 외부 인사를 영입하는 방안이 검토됐다.당내 인사중에는 이종찬(李鍾贊).정대철(鄭大哲)고문등이 거론됐다.그러나 이들로는 당내 각 계파를 수용하기 쉽지 않다는 판단을 한 것이다.
다음으로 등장한게 외부인사 등용설이다.실제로 李고문등이 나서이회창(李會昌).강영훈(姜英勳)前총리등을 접촉했다고 한다.그러나 이들은 모두 난색을 표했다고 한다.
金이사장이 직접 나서야 한다는 얘기가 무게있게 거론된 것도 이같은 현실적 사정이 당위론과 겹쳤기 때문이라는게 동교동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들은 金이사장이 총재를 맡아야 한다는 명분을 크게 두가지로내세우고 있다.우선 대리인을 앞세운 간접통치가 갖는 불합리성이다. 동교동측은 신당 창당후 내년 총선때까지의 남은 10개월을「전투」로 간주하고 있다.15대 총선 결과에 따라 신당의 성패가 결정되고 이는 金이사장의 정치생명과 직결된다는 상황의 절박함이다. 때문에 각계 인사들을 망라해야 할 신당이 일사불란한 지도체제로 무장해야 한다는 것이다.이 점에서 金이사장 말고는 뒷감당을 할만한 사람이 없다는 얘기다.
고문직을 맡아 수렴청정을 하더라도 정계복귀에 대한 입장정리가불가피하고 오히려 여론의 비난공세에 시달려야 한다는 현실적 부담도 거론됐다.차라리 정공법으로 나가자는 논리다.한 측근은『어차피(정계복귀로 인해)맞을 매라면 한번에 맞자』 고까지 말하고있다. 이같은 주장에 급기야 金이사장도『중론에 따른다』는 식으로 사실상 수락으로 입장을 정리한 것같다.金이사장은 18일 기자회견을 통해 신당창당에 대한 공식입장을 천명한다.그 뒤 창당준비과정에 참여한 준비위원들의 간청을 수용하는 형식으로 총재직을 받아들이는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9월초로 잡혀있는 창당대회에서 金이사장이 총재를 맡을 경우 그는 92년12월 정계은퇴를 선언한 이래 2년9개월만에 명실공히 현실정치에 복귀하는 셈이 된다.
金이사장이 신당 총재로 등장하는데는 여론의 역풍(逆風)이라는결정적인 변수를 넘어야 한다는게 고민이다.그의 정계복귀에 대해국민 다수의 비난여론이 거셀 경우 金이사장의 선택은 주춤할 수밖에 없다.「중론에 따르겠다」는 것은 바로 이 런 점을 감안한입장정리다.
본인이 원해서라기보다 신당 역할을 위한 당원들의 열망에「할 수 없이」따르는 모양새를 갖추자는 것이다.또 역풍이 거셀 경우물러설 수 있는 여지를 남겨놓자는 계산도 깔려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朴承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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