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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자랑>차밍선생 이희재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치렁치렁한 집시풍 롱스커트에 구불구불 긴 머리가 트레이드 마크였던 차밍선생 이희재(李喜宰.43)씨가 스타일을 완전히 바꿨다. 무스를 발라 양옆으로 단정하게 붙인 짧은 머리,새빨간 립스틱,대롱대롱 매달리는 은색 귀걸이,흰색 수트와 통바지….
건국대 의상학과 재학시절이던 71년 데뷔,20년을 정상급 모델로 활동하다 90년「와이낫」이라는 차밍스쿨을 개설한 그에게 멋이란 무엇일까.
『생활속의 변신이죠.짧은 머리 하나라도 하루는 무스로 하루는머리띠로 하루는 드라이로 변화를 주는 것,그리고 이를 스스로 즐기는 것….』 그의 멋내기 지론 제1조는「옷에 지배당하지 말라」다.보통 여성들은 옷장속에 옷을 가득 넣어두고도 언제나 입을 옷이 없어 걱정이다.한벌로 쫙 뽑아입는 개념만 생각하니 그럴 수밖에 없다는 게 그의 진단.잠깐 들여다본 李씨의 옷장에는바지.스커트.니트스웨터나 베스트 등 눈에 띄는데로 산 단품만 가득하다.
한벌에 몇십만원하는 정장은 거짓말처럼 없다.입고 나온 흰색 수트는 성악가인 동생이 이탈리아 유학시절 사서 보내준 것.모델생활 20년을 통해 닦은 패션감각이야말로 그의 소중한 옷창고인셈이다.가장 아끼는 아이템은 청바지다.
모델 시절에 입던 것부터 무릎이 찢어진 최신형까지 40여벌이넘는다.각종 니트옷도 좋아한다.
그중에서도「앙팡 테리블」의 양윤지씨,「베로니카정」의 정미경씨니트를 꼽는다.
옷이외에는 모자와 구두를 거의「병적으로 밝힌다」.모델시절부터모은 모자가 옷장 위를 빽빽이 채우고 있을 정도.구두 역시 모델시절에 얻은 발의 티눈때문에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최고급으로선택한다.
『보통 사람들도 평소 매스컴을 통해 마음에 드는 스타일을 눈여겨 보면서 감각을 닦으면 비싼 옷을 사지않더라도 금방 멋쟁이가 될 수 있지요.』 가장「아름다운 여자」는 늘씬한 모델이 아닌,자기 개성을 자신있게 드러내는 자신감에 찬 여성이라는게 李씨의 주장이다.
〈李德揆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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