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현 하이트맥주 사장 “보리값 뛰고 있지만 맥주값은 안 올릴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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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하이트맥주는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의 실적을 올렸다. 그 중심에는 김지현(55·사진) 사장이 있었다. 1977년 조선맥주(하이트맥주의 전신)에 입사한 그는 재무통으로 잔뼈가 굵었다. 2005년 진로 인수전에서 총괄 책임자(전무)를 맡아 역량을 인정받았다. 그 때문에 사내에서는 ‘전략가’라는 수식어가 이름 앞에 붙는다. 2일로 취임 1주년을 맞는 그에게서 하이트의 향후 전략을 들어봤다.

-원재료 가격이 오르는데, 맥주값은 어떻게 되나.

“맥아 같은 주요 원자재값이 크게 오르고 있다. 가격인상 요인이 발생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생산성을 향상해 회사에서 최대한 부담을 떠안을 생각이다. 아직까지 가격을 올릴 계획은 없다.”

-지난해 실적이 좋았는데.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47.1% 증가했다. 맥주 출고량도 1억692상자(500mL짜리 20병 기준)로 연간기록을 경신했다. 문제는 주가다. 좋은 실적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진로의 재상장 여부에 대한 우려가 컸던 모양이다.”

-맥주시장이 더 커질 것으로 보나.

“2002년 월드컵 이후 국내 시장에서 증감을 반복하고 있다. 선진국 사례를 보면 국민소득이 2만 달러에서 3만 달러로 넘어갈 때 맥주 소비가 가장 많이 증가했다. 이제 막 2만 달러를 넘어선 만큼 맥주시장의 전망은 밝다. 일본의 1인당 맥주 소비량은 105병인 데 비해 우리나라는 75병에 불과하다. 얼마나 입맛에 맞는 맥주를 개발해 내놓느냐가 관건이다.”

-프리미엄 시장을 겨냥하나.

“브랜드 차별화를 시도한다. 지난해 S(에스), 맥스 드래프트, 스타우트 리뉴얼 등 신제품을 내놓아 좋은 실적을 거뒀다. ”

- 내수에 치중한다는 지적도 있다.

“관세·물류비용이 높은 맥주산업의 특성상 내수 중심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자유무역협정(FTA)이 확대됨에 따라 글로벌화 없이는 기업이 생존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도 있다. 지난해 중국법인을 설립했고 일본에는 진로재팬이 있다. 두 곳을 교두보로 아시아시장부터 다져 나가겠다. 특히 올해는 베이징 올림픽이라는 좋은 기회가 있다.” 

문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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