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 마치고 귀국한 우리아이 어떻게…

중앙일보

입력

딸아이가 2년간의 미국유학을 마치고 귀국한 윤미아(가명·43·분당)씨는 학교 선택 문제로 고민이 많다. 아이를 계속 미국과 비슷한 교육환경에서 공부시키고 싶어서다. 외국인학교로 보내자니 입학자격이 가로막았다. 부모 중 한 명이 영주권을 갖고 있거나 아이의 해외거주 경력이 5년 이상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아이를 다시 입시지옥으로 내몰 수는 없었다. 결국 그는 미국학교와 동일한 교육과정에 따라 영어로 수업하고, SAT·TOEFL 수업을 통해 졸업 후 미국 대학으로 진학할 수 있는 국제 대안학교를 선택했다.
 
  단기유학이 늘면서 귀국하는 유학생이 한 해 1만 명을 넘어서고 있다. 외국의 열린 교육을 경험한 유학생들은 국내 학교생활에 적응하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선진 교육에 대한 학부모·학생들의 열망이 강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현실은 기대에 턱없이 못 미친다.
  박진용 페르마에듀 해외사업본부장은 “외국인학교는 입학조건이 까다롭고, 외국어고는 상위권 학생들에게만 문이 열려있다”며 “이에 따라 해외대학 진학 준비를 위한 새로운 대안으로 국제 대안학교가 뜨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정규 교과과정 배우는 엘리트 학교
  국제 대안학교는 전인·자율교육을 기본이념으로 삼는 기존 대안학교와는 사뭇 다르다. 국어·국사를 제외한 나머지 수업을 영어로 진행한다. 또 대부분 미국학교 교재 및 교육 프로그램을 원어민 교사가 직접 가르친다. 방과 후에는 해외대학 진학에 필요한 SAT·TOEFL·AP 등 시험을 준비한다. 방학 때는 주로 해외 자매학교로 연수를 간다. 교사 1인당 학생수가 7명 전후로 소수 정예의 토론식 수업을 하는 것도 일반학교에서는 볼 수 없는 장점이다. 엄밀한 의미에서 대안학교라기보다는 해외 명문대학 진학을 위한 엘리트 학교나 귀족학교인 셈이다. 외국인 학교와 달리 누구나 입학이 가능하다. 다만 연간 1000만원 정도의 학비와 1000만원 전후의 기부금을 부담해야 한다.
 
1년 이상 대기 필수… 기부금 1천만원 내야
  2003년에 개교한 글로벌비젼크리스찬스쿨(www.gemgvcs.org)은 충북 음성에 위치해 있다. 총 정원 800명. 한국의 중·고교에 해당하는 6~12학년 과정을 운영한다. 전 과목을 영어로 수업하고, 중국어와 스페인어 수업도 병행한다. 학생 대부분이 재학 중 미국과 캐나다의 자매학교로 1년 이상 해외연수를 다녀온다. 입학 후 6개월은 하루에 5시간씩 집중 영어과정을 운영, 학생들이 정규교과 수업을 준비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또 외국어고에 못지않은 외국어 교육을 제공한다. 미국 기독교학교협의회에 가입돼 있어 해외대학 진학 시 학력을 인정받을 수 있다.
  경기도 일산에 위치한 한국기독국제학교(www.ilsancs.com)는 영어특성화 대안학교다. 전 과목을 미국 사립학교의 커리큘럼으로 구성, 원어민과 해외유학파가 강사진으로 배치돼 있다. 국제반의 경우 SAT와 TOEFL을 집중 강의한다. 졸업할 때까지 1500권 이상의 책을 읽어야 하는 독서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미국의 10대 명문대에 진학할 경우 수업료 전액을 장학금으로 지급한다.
  전주에 위치한 국제영재아카데미는 미국의 나셀국제학교(Nacel International School)와 제휴해 미국 국제학교의 교과과정을 그대로 이수하면 미국 고교 졸업장을 취득할 수 있는 것이 특색이다. 또한 전 세계 여러 나라에서 운영되는 나셀국제학교의 교환학생으로 참가할 수 있다.
  분당에 위치한 분당인터내셔널스쿨(www.bdis.or.kr)은 1년 이상 대기해야 할 만큼 인기가 높다. YMCA 시설을 활용해 개교한 이 학교는 특히 서울 및 수도권의 귀국 학생들이 몰리고 있다. 유치부 과정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이외에도 한동국제학교는 70%의 수업을 영어로 진행하고 TOEFL을 정규교과 과정에서 교육하고 있다.

미인가 학교가 대부분, 신중히 골라야
  국제 대안학교는 귀국 학생들에게 특목고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목고보다 낮은 경쟁률, 외국어고 못지않은 양질의 교육으로 해외대학 진학준비를 할 수 있다. 박 본부장은 “대안학교가 귀국 학생 및 유학 준비생을 위한 새로운 형태의 외국어고로 자리 잡아 가고 있어 더욱 늘어날 전망”이라며 “다만 대부분 미인가라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학교의 말만 믿고 선택했다가 프로그램이 제대로 운영되지 않아 피해를 보는 사례도 많다”고 강조했다. 미인가 학교는 국내에서 대학 및 상급학교로 진학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검정고시를 치러야 한다. 대부분 교육부의 지원이 없어 등록금이 비싸고, 교육부의 규제 밖에 있어 교육의 수준 차가 크다. 따라서 교육과정이나 학교 운영진, 진학 결과 등을 꼼꼼히 살펴본 후 결정해야 한다.

프리미엄 라일찬 기자
도움말 = 페르마에듀 해외사업본부 www.fermated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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