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티스.미르 도킹-우주개발 경쟁지양 국제협력시대 개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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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헬로,미르』『알로,애틀랜티스』 지난달 29일 美우주왕복선 애틀랜티스號와 러시아 우주정거장 미르號간의 역사적 「도킹」이 성공함으로써 우주탐험을 위한 본격전인 국제협력 시대가 시작됐다. 美.러 우주선간 도킹은 지난 75년7월 미국 아폴로號와 舊소련 당시의 소유스號 이후 처음으로 중앙아시아지역 4백㎞ 상공에서 성공적으로 이뤄졌다.애틀랜티스호가 미르호의 1백m 아래까지 접근한 뒤 기체 하단부의 추진장치를 이용해 1초에 3㎝씩 위로 서서히 떠오른 뒤 1m길이의 도킹터널 장치를 내밀어 미르호의 아래쪽과 결합에 성공한 것이다.
전투기조종사출신인 애틀랜티스호의 깁슨선장은 이를 위해 무려 3백여차례의 모의훈련을 했을 정도였다.
도킹성공 2시간 뒤 애틀랜티스호의 깁슨선장은 미르호에 들어가데주로프선장과 인사를 나눴으며 나머지 미국비행사 5명과 러시아비행사 3명등 총 10명이 간단한 환영행사를 가졌다.
이들중 일부는 도킹장면을 남기기 위해 미르호에 장착된 소유스호를 타고 나가 76m 떨어진 우주상공에서 사진을 촬영해 지상에 전송했으며 무중력이 인체에 미치는 실험을 벌인뒤 지난 4일오후8시(한국시간)다시 분리됐다.이때 무려 1백1 2일간 미르호에 머무르고 있던 미국비행사 1명,러시아비행사 2명등 3명이애틀랜티스호를 타고간 3명의 美.러비행사와 교체됐고 애틀랜티스호는 7일 미국케네디우주센터에 착륙할 예정이다.
이번 도킹은 1백23t의 미르호와 1백t의 애틀랜티스호가 결합,지난번 도킹(소유스7t,아폴로16t)에 비해 엄청난 물량적.기술적 진보를 이뤄냈다는 점도 있지만 그동안 양국의 우주개발원칙이었던 「선점경쟁」이 포기되고 대신 공동우주개발로 정 책전환이 이뤄졌다는 점에 더 큰 의미가 있다.
다시말해 지난 86년부터 미르호를 운항,우주정거장에 관한한 독보적인 기술을 축적한 러시아와 우주와 지구를 마음대로 넘나드는 우주비행선을 발전시켜온 미국은 이제 서로 취약했던 부분을 보완,우주개발을 가속화시킬 수 있게 된 것이다.
앞으로 미국과 러시아는 97년말까지로 예정된 일곱차례의 도킹이 모두 성공적으로 이뤄질 경우 98년부터는 유럽과 캐나다.일본의 지원을 받아 범세계적인 우주정거장 조립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李孝浚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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