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프로야구] “옛날 거인이 아냐” 롯데 개막 2연승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4면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 우리 히어로즈의 경기. 전날 비로 인해 개막전이 취소됐던 잠실구장에선 1만2592명의 관중이 경기를 지켜봤다. [사진=김진경 기자]

롯데 자이언츠가 달라졌다. 올 시즌을 앞두고 국내 프로야구 사상 처음으로 외국인 사령탑을 영입한 롯데는 정규 시즌이 열리자마자 일신된 모습을 펼쳐보이며 돌풍을 예고했다. 팀워크가 끈끈해졌으며 제리 로이스터 감독의 ‘메이저리그식 야구’를 통해 선수들은 패배주의에서 벗어나는 모습이었다.

로이스터 감독은 전지훈련에서 ▶한 베이스를 더 가는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 ▶타석에서의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는 집중력 ▶지고 있더라도 포기하지 않는 끈기를 줄기차게 강조했다. 선수들이 훈련캠프에서 흘린 땀은 개막 2연승이라는 짜릿한 열매로 돌아왔다. 그것도 한국 토종 최고 원투펀치라는 류현진·정민철(이상 한화)을 상대로 일군 승리라 더욱 값졌다.

29일 개막전에서 롯데는 ‘뛰는 야구’(도루 2개)로 한화를 11-1로 대파했다. 그러나 이것은 예고편이었다. 30일 대전 한화전은 ‘달라진 롯데’를 여실히 보여준 한 판이었다.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됐던 거포 부재와 ‘뒷문 부실’을 한꺼번에 해갈시켰다. 3회 이대호의 만루홈런으로 5-0으로 리드할 때만 하더라도 전날에 이어 롯데의 대승이 점쳐졌다.

그러나 한화의 다이너마이트 타선도 만만치 않았다. 2-5로 뒤진 4회 이범호의 투런포로 턱밑 추격을 한 뒤 5회 김태완이 좌월 스리런 홈런으로 7-5로 전세를 역전시켰다.

롯데는 지난해까지 한번 뒤집히면 그대로 주저앉기 일쑤였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외국인 가르시아가 7회 2사 1·3루에서 송진우의 바깥쪽 슬라이더를 두들겨 좌측 담장을 넘겼다. 8-7로 재역전. 8회에는 선두 마해영이 쐐기 솔로포로 대미를 장식했다. 4번타자가 시작해 용병이 뒤집고, 돌아온 프랜차이즈 스타 마해영이 마무리를 한 것이다. 과거와 달리 마무리 임경완이 버틴 뒷문도 탄탄했다. 9-8로 앞선 8회 2사에서 나온 임경완은 1과 3분의 1이닝을 1피안타·무실점으로 막고 1점차 승리를 지켰다.

개막 전 “시즌 126경기를 다 이기고 싶다”는 출사표를 던진 로이스터 감독은 경기 후 “126경기 중 2경기를 이겼을 뿐이다. 앞으로 이길 경기가 많이 남아 있다”는 의미심장한 말로 한국 프로야구 데뷔 2연승 소감을 밝혔다.  

한편 대구에서는 삼성이 KIA를 이틀 연속 잡고 2연승을 달렸다. 잠실경기에서는 두산이 5안타 6볼넷으로 4점을 뽑는 집중력을 발휘해 11안타 2볼넷의 우리 히어로즈를 4-1로 물리쳤다. 인천에서는 LG가 SK를 3-1로 꺾고 전날의 패배를 설욕했다.

글=정회훈 기자 , 사진=김진경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