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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풍백화점 붕괴 이모저모-65회 生日맞은 林春花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0면

51시간의 사투끝에 생지옥에서 환생한 24명의 미화원들은 구조된뒤「천국」과 다름없는 병원 병상에서 이틀밤을 보내고 생기를되찾아가고 있다.
2일 오후 이들이 입원해 있는 서울강남구삼성동 지방공사 강남병원 362호에서는 극적으로 구출된 24명 가운데 임춘화(林春花.65.여.서울은평구불광동)씨의 감격적인 「65회 생일축하연」이 조촐하게 펼쳐졌다.
林씨는 『다시 태어난 것이 믿기지 않는다.정말 꿈만 같다』며『이제 막내 성일이가 결혼해 친손자도 보고 하면 진짜로 가야지.더 오래 있으면 너희들이 눈치줄 것 아니냐』고 말했다.
林씨의 큰딸 이점순(李点順.47.서울은평구불광동)씨는『말도 안되는 소리 하지 마세요.어머니는 이제 65세가 아니라 한살이에요』라며 어머니의 손을 꼭 잡았다.
병실에 있는 이들 미화원은 못했던 목욕을 하고 꿈에 그리던 밥 한술을 뜨면서 사고 이전에 못느꼈던 삶의 참의미를 다시 새겼다. 이들은 삼삼오오 모여 51시간동안 지냈던 이야기를 하며웃음꽃을 피우고 계속 찾아오는 친지들의 위문에 기쁨의 눈물을 흘리곤 했다.
구조당시 뚱뚱한 몸 때문에 애를 먹었다는 김금순(金金順)씨는『이제 거의 회복됐으니 퇴원해 집으로 갈 준비를 해야겠지만 아직도 매몰돼 있을 다른 사람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편치 않다』고말했다. 〈郭輔炫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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