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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풍백화점 붕괴-구조현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0면

『건물더미에 묻혀있거나 지하에 갇혀있는 생존자를 구출하는데 온 힘을 기울여라.』 어처구니 없이 주저앉은 붕괴현장의 생존자구출작업이 이틀째 철야로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소중한 생명들이간간이 구조될때마다 현장은 처절한 인간승리의 환호성이 뒤덮였다. 현장주변은 가족의 생사를 확인하려는 시민들로 북새통을 이루었고 남의 엄청난 불행에 아랑곳하지 않는 좀도둑들이 활개를 쳐실종된 시민정신도 노출됐다.
○…삼풍백화점 붕괴현장에서 구조작업을 벌이던 소방관 장만덕(張萬德.55.경기성남시분당구수내동.송파소방서 감찰주임)씨가 갑자기 쓰러져 삼성의료원에서 수술을 받고 있으나 중태.
27일과 28일에도 전국 4대동시지방선거와 관련,비상대기 철야근무를 했던 張씨는 29일 퇴근 직전 붕괴소식을 듣고 현장으로 달려가 매몰된 사람들을 구조하다 갑자기 쓰러져 삼성의료원으로 후송됐다.
병원측은 張씨가 과로때문에 뇌일혈로 쓰러진 것으로 진단하고 29일 자정부터 4시간 동안 1차 수술을 벌였으나 경과가 좋지않아 30일 오후2시쯤 2차 수술에 들어갔다.
병원측은 2차 수술을 시작하며 張씨의 용태를 전혀 밝히지 않아 張씨의 가족들은 수술결과만 안타깝게 기다리고 있다.
○…주한(駐韓)프랑스대사는 30일 오전1시30분쯤 그루 주한프랑스국방무관과 한국군 金모대령을 서울시「삼풍백화점붕괴 사고대책본부」에 파견,인명구조현장에 프랑스 구조대를 지원해주겠다는 의사를 타진했으나 시의 거절로 무산되자 실망한 표정을 지며 돌아갔다. 시관계자는『현재 사고현장은 마무리단계에 접어들고 있으며 이들 구조대가 프랑스에서 한국까지 도착하는데 12시간정도 소요되기 때문에 너무 늦어 거절했다』고 밝혔다.
○…구조작업에는 美8군 227경비대대 소속 장병 8명이 참여해 철근 절단등에 발군의 실력을 발휘해 무너진 철근콘크리트 더미를 해체하는데 큰 도움을 주었다.
또 상하수도관 내부촬영을 전문으로 하는 (주)TAP 전자산업의 원격조종카메라가 현장에 투입돼 외부 차량에 설치된 모니터로인명수색작업 광경이 생생하게 중계돼 구조작업을 도왔다.
○…백화점의류판매코너인 피에르가르뎅에서 일하다 실종된 柳병순(37.여.성남시중원구)가족은 柳씨의 생존 가능성은 거의 기대하지 않은채 한시라도 빨리 시신이라도 찾았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는 것.
柳씨의 시누이 朴찬숙(36)씨는『사고 당시 매장에 있다 극적으로 피신한 동료직원들로부터 콘크리트더미가 올케를 덮치는 것을목격했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에 이미 숨졌을것으로 생각된다』며『시신이라도 온전하게 꺼내 마지막 가는 길을 편히 해줬으면 좋겠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현장에는 최근 사업차 내한한 프랑스인1명도 매몰돼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프랑스인 장 피에르 랑팡(34)은 치즈 수출문제를 상담하기 위해 29일 오후5시쯤 백화점 지하1층 웬디스 햄버거점에서 주한 프랑스대사관 직원 晋혜선(35.여)씨의 통역으로 이 백화점직원과 상담중 변을 당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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