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총선 별난 후보들] 김포 김두섭 최고령에 최다 도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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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대 국회의원 선거 투표용지 인쇄가 27일 시작됐다. 총선에 나온 17개 정당 중 15개 정당만 비례대표를 신청했다. 지역구에는 후보자를 내보내지 않으면서 비례대표만 신청한 정당도 4개나 된다. 사진 왼쪽 투표용지는 녹색으로 정당을 선택하는 비례대표용 투표용지다. 오른쪽은 경기도 성남 수정 지역구와 함께 가장 많은 8명의 후보가 출마한 이천-여주 지역구의 투표용지로 흰색이다. [사진=변선구 기자]

18대 총선에 도전한 후보들 가운데는 별난 이력을 가진 후보들이 적잖이 눈에 띈다. 경기 김포에 출마한 김두섭 전 의원(자유선진당)은 최고기록 2관왕에 올랐다. 78세로 17대에 이어 두 번째 최고령 출마 기록을 세웠으며 5대 총선 이후 11번째 출사표를 던진 최다 총선 출마자다. 50년이 넘는 출마 인생 동안 선진당을 포함해 7개의 당에서 출마했으며 14대 때 당선됐었다.

독특한 이력을 가진 후보들도 많다. 민주당의 양승숙(충남 논산-계룡-금산), 한나라당의 이재순(경북 구미을) 후보는 각각 여성 장군 1, 2호 기록 보유자다. 진보신당 비례대표 3번을 배정받은 피우진씨는 유방암 투병을 이유로 강제 전역된 뒤 복직 투쟁에 나서 승소한 예비역 중령 출신이다. 첫 석사 학위 탈북 여성으로 불리는 이애란 국민실향안보당 대변인은 비례대표 4번에 공천됐다.

서울 종로에 도전장을 던진 진보신당 최현숙 후보는 최근 자신이 성소수자란 사실을 밝혔다. 성소수자가 국회의원 선거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드렁큰 타이거, 바비킴 등의 노래를 작사·작곡한 힙합가수 김원종(26)씨는 서울 강남갑에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민노당은 전략적으로 환경미화원 출신 후보 3명을 공천하기도 했다.

동명이인 출마자에 따른 해프닝도 많았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았던 김형오 한나라당 의원(부산 영도)과 이름이 같은 자유선진당 후보가 고양 일산서에 공천을 받아 지역 유권자들은 “김형오 의원이 지역구를 바꾸었느냐”며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김대중 대통령의 아들인 김홍업 의원(무안/신안)과 이름이 같은 선진당 후보도 있다. 경남 산청에서 출사표를 던진 김홍업 전 비엔에프전자 현지법인 부회장이다. 이건희 삼성 회장과 이름이 같은 이건희 전 경기도의원이 경기 광주에 출마해 유권자들의 주목을 끌었다. 충북 제천-단양에서는 정우택 현 충북도 지사와 이름이 같은 정우택 세명대 대학원장이 선진당에 출마했다.

부부 후보도 있다. 통합민주당의 최규성(전북 김제-완주) 의원과 이경숙(서울 영등포을) 의원 부부가 나란히 재선에 도전한다. 최 의원은 지역구 재선을, 부인인 이 의원은 비례대표로 17대 때 여의도에 입성한 뒤 지역구 진출을 노리고 있다.

글=김경진 기자, 사진=변선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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