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代고뇌 첫 조명-MBC "논픽션30"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2면

최근 「기성세대인가,신세대인가」 둘중 하나만을 선택해야 하는틈새세대인 30대는 생활전반에서 남모를 방황과 고민을 겪게된다. 상사를 따라간 술자리에선 『술은 역시 소주가 최곱니다』며 회식자리에 빠진 신세대 성토에 동참한다.
『노래는 역시 옛날 노래가 제격』이라며 『애모』 『돌아가는 삼각지』의 트로트로 분위기를 맞춰준다.
다른날.후배들과의 술자리에선 밀러나 버드와이저 한병씩을 홀짝이며 재즈를 들어야 「시대감각을 아는 선배」로 인정받는다.
노래방에선 『날개잃은 천사』『잘못된 만남』정도는 흥얼거려야 하는 30대.
컴퓨터와 어학실력으로 무장한 후배들을 가까이 접할수록 30대의 드러나지 않는 「신세대콤플렉스」는 점차 커져간다.
이같은 「30대의 고뇌」를 방송이 처음으로 작품소재로 도입한다. MBC-TV 다큐프로 『논픽션30』에서는(7월2일 오전8시35분)30대의 고뇌중 「토익공포증」을 소재로 선택한 「30대,영어와의 한판승부」를 방영한다.
문법위주.입시위주의 교육을 받아온 30대 직장인들이 최근 「세계화」바람속에 토익(TOEIC)이라는 새로운 영어평가시험에 부딪쳐 겪는 고충을 집중조명한다.
윤혁PD는 『대학에서부터 토익을 공부해온 신세대들에겐 어쩔 수 없이 밀리고 승진.인사의 기준으로 토익을 도입한 기성세대 사이에서 이들이 겪는 위기와 고충,극복과정을 다룰 예정』이라고말한다. 제작진이 취재한 30대의 「살아남기 노력」은 눈물겹다. 시내 J외국어학원에는 2개월에 95만원을 내고 월~금 5일간 퇴근후 숙식하며 영어공부를 하는 「합숙과외」가 생겨났다.
학원에서 먹고 자며 신세대후배들에게 뒤지지 않기 위해 영어공부에 모든 걸 쏟아붓는 30대 샐러리맨의 이야기가 그려질 예정. 대기업 과장.차장급인 30대후반 직장인들이 여사원과 함께 처음부터 영어공부를 다시 시작하는가 하면 주말에 가족을 포기하고 6시간씩 집중 스파르타교육을 받는 30대의 모습도 소개된다. 영어때문에 승진에 탈락한 사원들을 위해 합숙훈련을 위탁한 기업들의 이야기,10대1의 경쟁을 뚫고 「영어엘리트」로 선발된30대들의 명암을 비교하기도 한다.
윤PD는 『가장 가시적 소재인 토익에 초점을 맞춰 제작했지만생활전반에서 30대가 겪는 고뇌를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며 『학생운동에 대학생활의 대부분을 할애했던 30대의 비판적 정치성향,잃어버린 사회적 정체성등의 소재를 계속 발 굴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崔 勳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