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가있는요리>생크림 케이크-주부 한경미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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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베란다앞 화단이 마치 단독주택의 정원같이 펼쳐지는 한경미(韓京美.39.서울강남구압구정동 한양아파트)씨의 1층 아파트엔 푸른 신록이 전해주는 싱그러움으로 한결 쾌적하다.우아하고 화사한장식품으로 꾸며진 그의 집에서 그래도 가장 눈길 을 끄는 것은변정현(13).정섭(8)두 남매의 귀여운 모습을 담은 20여개의 작은 액자들.어느 부모인들 자식사랑이 지극하지 않을까마는 유난한 그의 내리사랑이 그대로 묻어나는 듯하다.
『애들에게 잘해주고 싶은 마음이야 다 똑같겠지요.다만 어떻게자녀에게 관심을 표현하고 대화를 나눌 수 있느냐는게 문제겠지요.』 남매와 얘기를 나누고 가슴속 깊은 정을 전하는데 그가 선택한 방법은 케이크 만들기.계란거품을 낼때는 정섭이가,생크림으로 케이크를 장식할땐 정현이가 하는 식으로 그는 아이들을 케이크 만들기에 동참시켰다.
백설공주와 일곱난쟁이가 등장하는 생크림케이크는 그중에서도 그가 가장 애용하는 단골메뉴.
완성된 케이크를 일곱난쟁이와 백설공주 인형으로 장식하곤 그는이를 특유의 교육자료로 이용해왔다.백설공주 이야기는 물론 더하기 빼기도 일곱난쟁이를 이용해 가르쳤다.
나쁜 버릇이 있을땐 은근히 일곱난쟁이에 빗대 재미있게 얘기해주면 남매는 얼른 알아듣곤 했다.
백설공주 인형은 81년 결혼과 동시에 떠났던 남편의 유학생활을 마감하며 미국에서 사왔던 것.10년 남짓 고이 간직해둔 것이라 그런지 아이들도 매우 좋아한다고 말하는 그는 굳이 백설공주가 아니라 어떤 장난감도 이용할 수 있다고 귀띔 한다.
〈文敬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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