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학교 '첨단 체육관' 건설 돕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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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 6·15 남북공동준비위원회 남측 대표들이 개성 선죽교 앞에서 기념촬영을 했다. 왼쪽에서 다섯째가 안민석 의원이다.

스포츠 분야의 남북한 교류가 윤곽을 잡아가고 있다. 경우에 따라 머지않아 가시화할 수도 있다. 추진 중인 현안은 크게 세 가지다. 남북체육과학자들의 교류, 외부 자본을 투자해 남북의 학교에 현대식 체육시설을 짓는 이른바 '골든 플랜', 그리고 2006 독일월드컵축구 공동 응원이다.

이 중 특히 '골든 플랜'이 눈길을 끈다. 학교 내에 체육관을 지어 수업시간에는 학생들이 사용하고 이른 아침과 방과 후, 그리고 공휴일에는 지역 주민들이 일정한 요금을 내고 시설을 사용하도록 하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관련 법(민간투자법)의 개정안이 지난 1월 국회를 통과해 대상 학교와 투자가를 물색 중인 상태다. 현재 경기도 지역에 초.중.고 18개 교가 물망에 올라있다. 북한의 학교들에도 우리 측이 기업 등에서 자본을 끌어들여 똑같은 시설을 만들어준다는 것.

6.15 남북공동선언 5주년 공동행사를 협의하기 위해 21일 개성을 방문하고 돌아온 안민석(국회 문광위.열린우리당) 의원은 "한국에서 추진 중인 이 계획을 북한의 체육시설 확충을 위해 남북 양쪽 시범학교에 1호 시설을 똑같이 짓는 것을 제안했다"고 22일 밝혔다.

안 의원은 6.15 남북공동준비위의 남측 체육본부대표다. 안 의원은 "일단 남북한 체육인들이 통일을 위해 대화를 자주 나누고 노력하자는 데 원칙적으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또 "21일의 방북은 실무회담을 위한 것이었다"며 "어떤 사업과 행사를 할 것인지는 추후 양측이 다시 만나 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남북체육학자 교류와 월드컵 공동응원은 지난해 아테네 올림픽 때 안 의원과 이연택 당시 대한체육회장이 북측에 제의한 내용. 당시 북한선수단 숙소를 방문해 문재덕 북한올림픽위원장과 이동호 북한선수단장을 만나 제안했고, 이번에도 북측 대표에게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하지만 월드컵 공동응원의 경우 남북한이 모두 본선에 진출해야 성사가 된다.

오전 9시30분 자신의 승용차(트라제) 번호판을 청색테이프로 가리고 도라산역을 출발한 안 의원은 "개성까지는 그리 멀지 않아 서울 양재에서 판교를 가는 듯했으며, 아내를 자전거에 태우고 가는 남자와 강가에서 빨래를 하는 아낙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고 전했다.

성백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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