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동검도-전통검법 관심 높아지며 도장마다 북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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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바람을 가르는 목검소리,배에서 뿜어져나오는 기합소리가 찌든 도심의 스트레스를 날리고 있다.
『모래시계』이후 불꽃이 날리듯 반짝하던 검도바람이 요즘들어 해동검도를 중심으로 또다시 거세게 불고 있는 것이다.
서울압구정동에 자리잡은 해동검도 총본관에는 요즘 하루 3백여명의 수련생이 몰려들어 문전성시를 이룬다.어린이에서부터 청소년.주부.장년은 물론이고 외국인까지 가세해 가위 생활체육의 면모를 유감없이 과시하고 있다.
배낭여행을 왔다가 한국인 친구의 소개로 도장을 찾은 미국 미시간주립대학생 닉 필드(23)와 컬트 짐머만(27)은 『단전호흡등 전혀 듣지도,보지도 못한 수련을 통해 한결 몸과 마음이 가벼워졌다』며 『여행은 아예 접어두고 3개월째 배 우고 있다』고 말했다.
또 매스컴을 타며 유명세를 치르고 있는 미모의 김난연(金蘭蓮.여.24)사범(해동검도 잠실도장)도 호기심에서 출발했다가 공인4단까지 딴 실력파.金사범은 『요즘은 주부와 여대생이 관원들의 30%를 웃돌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곳에서 만난 미술학도 김예니(20)양은 『검도의 미학적.전통적 감각은 학업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또 해동검도는 예의와 절도를 까다롭게 요구해 자녀교육을 생각하는 부모들이 함께 도장을 찾는 경우도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다.
어떤 무예도장이든 방학기간인 여름과 겨울을 제외하곤 썰렁하게마련이다.그러나 해동검도장만은 꾸준히 관원이 느는 이상난동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현상은 권(拳).족술(足術)에 대해 식상한데다 전통적인 검법에 대한 신비감까지 가세해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또 해동검도가 지닌 부드러우면서도 힘을 기를 수 있는,즉 누구나 수련할 수 있는 장점이 부각되기 때문이기도 하다.
여기에다 구급약과 샤워실,각종 차(茶)까지 구비하는등 고급화를 지향하는 해동검도장의 변화도 일반인의 발길을 잦게 하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金基讚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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