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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북경지사장이 창구역-기업들의 對北밀사 누가뛰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6면

이번 남북 쌀협상의 성공에는 홍지선(洪芝璿)대한무역진흥공사 북한실장이라는 북한전문가의 숨은 공로가 있었다.정확한 접촉포인트를 찍어내고 남북 당국자회담으로 승격시키기까지 실무협상을 담당했다. 기업이나 정부의 대북(對北)경협사업에는 반드시 북한과접촉창구로 나서는 북한통의 핵심인물이 있게 마련이다.이들의 접촉 장소는 주로 베이징(北京)이나 때로 일본 도쿄(東京)와 오사카(大阪)일수도 있다.
대기업에서는 ㈜대우 박원길(朴元吉)전무(베이징지사장),LG그룹의 천진환(千辰煥) 중국지역본부장(사장),삼성그룹 카렌 韓(삼성물산 현지자회사 부사장)씨등이 대북사업의 창구다.80년대후반부터 중국시장 개척에 나섰던 이들은 韓中 교섭을 전후해 또다시 북한과의 접촉창구를 트는데 성공했다.
이들은 중국 베이징에 나와있는 대외무역위원회.삼천리총회사등 북한기업의 현지지사 사람들은 물론 베이징주재 북한대사관 직원들과 만나 대북사업을 협의하고 그룹의 핵심실세에게 직통 라인을 통해 보고하고 있다.
이들은 본사의 핫라인 외에는 누구에게도 대북 업무진행사항을 보고하지 않는 철칙이 있다.그룹에서는 이를 당연히 여기는 분위기기도 하다.
현재 북한과의 경협사업에 가장 앞서있는 대우그룹에서는 朴전무가 대북접촉의 최일선 포스트.
91년 김우중(金宇中)회장의 북한방문때 핵심역할을 했는데 평양측과 언제든지 통할 수 있는 라인을 확보하고 있으며 북한도 여러 차례 방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LG그룹은 千베이징본부장 말고도 구자경(具滋暻)명예회장의 막내동생인 구자극(具滋克)미주본부장이 그룹 간판으로 활동하고 있다.그는 10년넘게 미국생활을 하면서 대북접촉이 가능한 제3국인물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그룹은 카렌 韓이 대북접촉의 중국포스트 역할을 하고 있고본부에서는 해외사업단장인 안재학(安在學)사장이 대북사업의 책임을 맡고있다.
카렌 韓은 美국적의 여성으로 이미 북한을 방문한 바 있다.
현대그룹은 정주영(鄭周永)명예회장이 89년 방북때「마지막 사업」으로 챙겼으나 정치 참여후 진전이 없고 현재는 종합상사 박세용(朴世用)사장이 지휘하고 있다.
고합그룹은 장치혁(張致赫)회장이 직접 대북사업을 총지휘하고 있으며 엄성종(嚴成鍾)고합물산부사장이 대북 일선창구를 맡고있다. 한화그룹에서는 유병월(兪炳月)해외사업팀 이사가 대외경제무역협력위원회측 인사와 접촉을 통해 북한방문등 북한사업을 챙기고있다. 코오롱그룹은 유재현(劉在賢)코오롱상사이사가,쌍용그룹은 이은범(李銀範)베이징본부장이 대북사업의 접촉창구로 나서고 있다.
중소기협중앙회는 최근 북한출신 미국교포를,플라스틱조합은 미국교포로 홍콩실업가인 케니 車씨를 앞세워 대북진출을 꾀하고 있다. 〈閔國泓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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