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문(北門)집이 남향(南向)집보다 비싸지는 현상이 서울시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원래 우리나라는 남향에 동문(東門)집을 최고로 쳤고 얼마전까지만 해도 집값도 북문집에 비해 20~30% 비싼게 당연시됐었다. 그러나 최근들어 다세대.다가구주택의 건립붐이 일면서 일조권등 건축제한을 덜받는 북문집이 거꾸로 비싸지고 있는 것이다.
예컨대 (참고도)와 같이 6m도로를 사이에 두고 종전에는 남북으로 주택이 형성된 경우 동쪽으로 문을 낸 F가 가장 비싸고남쪽으로 문을 낸 D,E가 그다음 순이었으나, 최근에는 북쪽 코너집인 C,I가 가장 비싸고 북쪽으로 문을 낼 수밖에 없는 A,B,G,H가 그 다음순이 돼가고 있다.
◇가격변화=이같은 현상은 서울강남등 고급주택가보다는 주로 서민용 다가구주택 건립이 활발한 지역을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다.
서울은평구신사동 단독주택 밀집지역의 경우 6m도로에 접한 남향집이 평당 4백만원의 시세를 보이는 반면 북문집은 최근 1~2년동안 가격이 뛰어 현재 4백50만원선에 거래되고 있다.
또 남가좌동 명지대앞 단독주택가도 남향집은 평당 6백만원선이나 6m도로 맞은편 북문집은 평당 7백만원선을 호가하고 있다.
다가구주택건설이 활발한 수색지역도 6m도로를 기준으로 남문은평당 4백20만~4백30만원에 호가가 형성됐으나 북문집은 2년전 4백만원에서 현재는 4백50만원선을 상회하고 있다.
북문집 가격이 이처럼 오르는 것은 지난 92년 건설교통부에서다가구주택 건설지침을 발표한 후 소위 동네 집장사들이 이윤이 많이 남는 구옥(舊屋)이 있는 북문집 매입에 앞다퉈 나서면서 발생한 현상이다.
◇건축제한=수색동 6m도로에 접한 일반주거지역 71평의 대지에 다가구주택을 지을 경우 남북 양쪽의 건축제한은 최대 30%까지 차이가 난다.즉 도로북쪽(북문집)은 건폐율 60%,용적률3백%를 적용할 경우 바닥면적 42.6평에 연건평 1백27.8평을 지을 수 있다.
그러나 남문집은 뒷집의 일조권을 확보해줘야 하기 때문에 우선용적률이 30%정도 줄어들게 된다.3층으로 지을 경우 인접대지경계선과 2층은 2m를,3층은 5m의 거리제한을 둬야 하므로 연건평 92.4평(1층 42.4평,2층 20평,3층 14.8평)으로 지을 수밖에 없다.
〈그림참조〉 ◇수익성=연건평 1백27.8평(이하 지하층 제외)으로 지을 수 있는 북문집은 따라서 층당 전용면적 14평짜리세가구씩 모두 아홉가구를 임대할 수 있는데 비해 남문집은 1층에 14평짜리 세가구,2층에 10평짜리 두가구,3층에 15평 짜리 한가구등 여섯가구밖에 지을수가 없다.
따라서 임대료는 수색동의 경우 다가구주택의 평당 전세가격 3백만원씩을 받는다고 치면 북문집에선 총 3억8천3백40만원의 임대료가 나오는 반면 남문집에선 2억7천7백20만원정도밖에 안나와 1억원이상의 차이가 나는 것이다.
◇지역별 추세=서울 강남의 역삼동.청담동 또는 강북의 연희 1,2동과 같은 고급주택가에선 이같은 현상을 별로 볼 수가 없다.우선 땅값이 평당 7백만~1천만원이나 돼 집장사들이 채산성을 맞출 수 없어 매입하려 들지 않는데다 세를 사 는 사람들 역시 구태여 임대료가 비싼 부촌(富村)을 찾지않기 때문이다.따라서 북문집이 남향집보다 비싼 동네는 가락동 농수산물시장 인부들이 많이 사는 송파구 삼전동.방이동및 지하철 연계교통망이 좋아 서민들이 많이 찾는 은평구신사동.마 포구망원동.강서구화곡동등으로 확산돼가고 있다.
도움말:서용식(徐鏞植.水木건축사무소 대표.(579)3594)黃盛根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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