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tors] 저 차 그릴 그림 되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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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에도 첫인상이 있다. 첫눈에 사고 싶은 마음이 들도록 소비자를 유혹해야 하기에 첫인상이 중요하다. 이런 첫인상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전조등 사이에 위치한 라디에이터 그릴이다. 라디에이터를 보호하기 위한 용도로 쓰였던 그릴이 이제 중요한 디자인 요소가 된 것이다. 특히 수입차들은 자신들만의 그릴 디자인을 각 모델에 적용시켜 독창성을 뽐내고 있다.

#전통과 조화 - 크라이슬러

크라이슬러의 세단모델인 300C는 큼지막한 차체부터 눈에 띄는 모델이다. 그릴 또한 거대한 모양을 하고 있는데 상대적으로 조그맣게 보이는 헤드라이트와 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전통적인 그릴 디자인을 고수하고 있는 지프의 그릴 모양은 첫선을 보였던 1942년부터 지금까지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현재 7개 흡기구의 그릴은 동그란 헤드라이트와 함께 지프의 아이콘이 되었다.

#고집스러운 키드니 그릴 - BMW

자동차를 잘 모르는 사람들도 BMW의 통일된 그릴 디자인은 알 것이다. BMW의 그릴은 2개의 신장을 닮아 ‘키드니(Kidney) 그릴’이라 불린다. 키드니 그릴은 1933년 베를린 모터쇼에 출품한 303 시리즈에 적용되면서 BMW의 얼굴이 되었다. 모델에 따라 모양이 약간 변하긴 하지만 고유의 형상은 그대로 유지되면서 오늘에 이르고 있다.

#고대 문장을 형상화 -폴크스바겐

최근 새로 선보인 폴크스바겐의 공통된 디자인 요소는 고대문자를 형상화한 그릴에서부터 나온다. 보닛에서 내려오는 V라인의 그릴 디자인은 폴크스바겐의 새로운 얼굴이다. 폴크스바겐은 여기에 각 모델마다 약간씩 변화를 줬다. 파사트는 방패 모양을 접목시켜 탑승자를 안전하게 지키고 있음을 상징한다. 골프 GTI에는 라인에 빨간색을 입혀 고성능 차량임을 그릴 디자인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그릴을 가로지르는 사선 - 볼보

볼보의 그릴 디자인은 80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단순하면서도 명쾌한 볼보의 그릴 디자인은 대각선으로 가로지르는 사선이 포인트다. 이 디자인은 모든 모델에 똑같이 적용되고 있다. 그릴 디자인만으로 차량 메이커를 쉽게 판별할 수 있는 좋은 예다.

#부드러움과 첨단을 표현 - 렉서스

도요타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렉서스는 고유의 부드러운 디자인에 첨단 모델임을 암시하는 그릴을 채택하고 있다. 푸른색 로고의 그릴이 적용된 모델은 하이브리드를 나타낸다. 이처럼 그릴은 언뜻 보면 같지만 약간의 차이를 둠으로써 모델의 특징을 보여준다.

#사자의 강렬함 - 푸조

과격한 형상의 그릴 디자인을 뽑으라면 단연 푸조다. 푸조는 과하다 싶을 정도로 큰 그릴을 택하고 있는데 엠블럼의 사자 모양처럼 그릴 디자인도 사자가 입을 벌린 모습이다. 새로 출시되는 모델마다 그릴은 더욱 강렬하게 적용되고 있다.

#미래 지향적인 격자형 그릴 - 캐딜락

새롭게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캐딜락은 특유의 격자형 그릴을 더욱 세련되게 다듬고 있다. 직선을 강조한 미래적 디자인은 격자형 그릴과 잘 어우러지며 젊은 감각과 강렬한 이미지를 잘 표현해 준다.

#역동성과 파워 - 포르셰

뛰어난 성능으로 무장한 포르셰의 그릴 디자인은 역동성과 파워가 느껴진다. 고성능 차량이다 보니 냉각효율 등을 높이기 위해 크기가 커진 이유도 있다. 이렇게 크고 과감한 그릴 디자인은 보는 이로 하여금 위압감이 들 정도다. 이처럼 그릴 디자인은 차의 성향을 파악하는 데 좋은 요소가 되기도 한다.

오토조인스=장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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