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일기>호남서 過速하는 DJ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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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이 타임誌와의 회견에서「세대교체」를 장담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20일 오전.영화『서편제』의 장면처럼 DJ(김대중아태평화재단이사장)는 계속 남도길을 돌았다.
DJ의 호남유세는 그의 분명한 변화를 뚜렷하게 보여주고 있다.그것은 그의 공격적 자세다.더 이상 머뭇거리지 않기로 결심한것 같다.민자당이 원색적으로 비난해도 그는 거의 모든 말을 하고 있다.
20일의 어록을 보자.『金대통령은 하나회출신 이춘구(李春九)씨를 문민독재의 나팔수로…』『70년 YS는「인위적인 세대교체는용납할 수 없다」며 朴정권을 맹렬히 공격했는데 참 세월이 무상하다』『YS가 식언의 명수』『지역위에 지역없고 지역밑에 지역없다』등등.
「정계복귀」문제에 대해서도 DJ는 한발짝 더 나아갔다.그는『언론이 오해할지 모르지만』이라는 꼬리를 붙이긴 했지만『정계은퇴를 선언한뒤 다시 나온 세계지도자도 많다』며 드골과 닉슨을 열거했다.호남의 민주당후보들은 DJ의 진격에 희색이 만면하다.허경만(許京萬)전남지사후보는『우리 당이 이기면 金이사장이 원하든원치않든 다시 국민의 심판을 받는 기회가 온다』고 외치고 있다.수만의 광주인파,그리고 간혹 청중 속에서 나오는「호남대통령」소리….이런 열기에 상기된 탓일까.
DJ는「과속」을 하기도 했다.그는『(북핵에 대한)내 라디오 연설을 5백만 미국인이 들었다』고 했고『안기부차장이 책임자가 되어 국가예산으로 김대중파괴전담팀을 만들었다』고도 했다.뒷받침되는 구체적인 증거는 없었다.
그는 「이념논쟁」에 걸려들 수 있는 소재도 피하지 않았다.DJ는「국가보안법 철폐」를 주장했다.보수층의 표도 아쉬울텐데도 그는 브레이크를 밟지 않았다.
DJ는 세련된 남방에 화사한 색깔의 콤비를 받쳐입고 다녔다.
그러나 그가 등장하는 무대는 전래(傳來)의 고전적인「연설회장」이다.젊은이들은 적고 스피커 앞에 모인 이들은 대부분 40,50,60대다.
우리 사회의 한쪽 면을 흐르고 있는 새로운 시대의 물결들.TV토론.PC통신.룰라.OECD가입.레포츠.1만달러소득….
다른 면을 관통하고 있는 버티는 물결들.쩌렁쩌렁한 확성기.여야의 유세차량행렬.지역감정….
이 사이를 지나는 DJ의 공세적 실험이 어떤 결과를 빚을까 궁금하다.
[光州=金 璡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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