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北쌀물량.조건 협의-李錫采차관.全今哲부위원장 공식회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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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대북(對北)쌀제공 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남북한 차관급 공식접촉이 17일 저녁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열렸다.
북한측 요청에 따라 비공개로 열린 이날 회담에서는 북한에 제공할 쌀의 양과 인도방법.제공조건 등을 집중 논의했으며 포괄적인 남북문제에 대한 의견교환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담은 지난해 김일성(金日成)사망후 처음으로 열린 남북간 공식접촉이란 점에서 남북대화의 물꼬가 터질 것인지 주목된다. 〈관계기사 3面〉 정부 고위관계자는『북한과의 회담을 위해 이석채(李錫采)재정경제원차관을 단장으로 한 정부대표단을 베이징에 파견했다』고 말하고『북한측 단장은 전금철(全今哲)亞太평화위부위원장』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정부가 李차관을 파견한 것은 李차관이 남북기본합의서에 따른 남북경제공동위 위원장이기 때문』이라며『정부는 대북쌀제공문제를 남북경협차원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남북경제공동위의 틀안에서 논의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측은 그러나 이 접촉이 당국자간 접촉인지 여부에 대해 공식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정부의 다른 관계자는『북한의 김정일(金正日)이 7월8일 김일성사망 1주기와 8.15사이에 주석직을 승계할 것이라고 중국과러시아의 정보소식통이 전해왔다』고 말하고『김정일은 권력승계에 앞서 경수로 타결과 대미(對美).대일(對日)관계 개선,쌀 수입등을 통해 축제분위기를 조성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그는『이러한 북한의 입장으로 볼때 정부도 가급적 빠른 시일내 회담을 마무리할 생각이기 때문에 베이징회담은 2,3일내타결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회담이 타결될 경우 빠르면 장마철이 시작되기 전인 이달말까지대북 쌀제공이 성사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북한에 대한 쌀제공에 있어 국내 재고량 일부외에도 북한측이 필요하다면 제3국에서 구입해 전달하거나 지불보증을 통해제공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1단계로 우리 재고량 5만톤을 제공할 계획이며 성사될경우인도적 차원에서 일본외에 미국에 대해서도 쌀을 지원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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