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촬영현장을가다>KBS.2TV"서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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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못할 일이여,보는 건 쉬워도 하는 사람은 저렇게 큰 고역이니,꼬치꼬치 꼬집을 것도 아녀.』 나무그늘에 서서 구경하던 충청도 아주머니들은 혀를 차며 안됐다는 모습.현장정리를 맡은 스태프들은 『조용 조용!좀 물러나 주세요.동시녹음입니다』며 짜증을 잔뜩 머금고 연방 소리친다.그러나 수학여행온 수백명의 학생들과 관광객들은 횡재 로 얻은 구경거리에 쉽사리 물러설 줄 모른다. KBS-2TV가 『장녹수』후속으로 준비하고 있는 월화드라마 『서궁(西宮)』(책임프로듀서 김재현,극본 박찬성,연출 김재형)의 촬영현장.5월부터 전남 선암사.남한산성.문경새재.지리산등지를 돌고 돌아 12일에는 용인민속촌에 자리를 잡았 다.
광해군(김규철 扮)과 무인내시 원표(허석),그리고 인목대비(이보희)와 궁녀 개시(이영애)등 두쌍의 남녀가 벌이는 인간사를축으로 진행되는 『서궁』의 이날 촬영분은 임란을 피하기 위해 월산대군저에 피했던 선조가 대문을 나서는 장면이 다.
특히 이날은 고사까지 준비돼 신구.한인수.엄유신.임혁.김인문등 중견 사극배우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김재형PD는 『사극만 30년 만들어왔지만 오늘처럼 「뻑적지근한」 제작발표회는 없었다』며 신나는 표정.
제작진과 관광객들이 뒤섞인 가운데 치른 고사는 곧 막걸리파티장으로 바뀌었고 연기자들은 관광객들에게 이끌려 즉석 사진모델이돼주어야 했다.
龍仁=李揆和기자.사진:吳東明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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