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은경 “주민과 정 많아” 나경원 “능력으로 승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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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이 다가오면서 갈수록 격전지가 늘고 있다. 이번엔 서울 중구다. 신은경 전 KBS 앵커는 18일 자유선진당에 입당해 서울 중구 출마를 선언했다. 신씨는 한나라당 박성범 의원의 부인이다. 박 의원은 한나라당 공천에서 대변인을 지낸 나경원 의원에게 밀려 탈락했다.

그래서 신씨는 남편을 대신해 나 의원을 상대로 복수전을 벌이게 된 셈이다.

선진당 이회창 총재는 전날 오후 박 의원을 직접 만나 부인인 신씨의 출마를 권유해 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천 탈락 이후 무소속 출마를 준비하고 있던 박 의원은 선진당에 입당해 신씨의 선거 운동을 지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신씨는 그동안 15대 총선 이후 세 차례의 국회의원 선거에서 남편인 박 의원을 도와 선거 ‘내조’를 해 왔다. 그만큼 지역에선 인지도가 높다.

신씨는 이날 입당 기자회견에서 “12년간 정치하는 남편과 함께 중구 주민들과 동고동락했다”며 “정치의 심장부인 중구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잘 아는 사람으로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12년간 남편을 도우며 구석구석 정을 많이 쌓은 곳이다. 가족처럼 알고 지내는 분도 많다”며 자신감도 드러냈다. 남편 박 의원의 공천 탈락에 대해선 “한나라당이 다른 지역에서 자리 다툼을 하던 사람을 갑자기 (중구에) 전략 공천하는 것은 온당하지 못한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상대 후보인 나 의원에 대해서도 “좋은 분이지만 상대를 인식하진 않겠다. 대선에선 유권자들이 당을 보고 찍지만 총선에선 인물을 보고 표를 주는 경향이 강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선진당은 신씨의 출마 선언을 계기로 중구를 서울 선거전의 중요 전략지로 꼽고 당 차원에서 총력 지원할 태세다. 이 총재가 직접 신씨 영입에 나선 것도 그런 포석을 깔고 있다.

이미 이 지역에 한나라당 후보로 전략 공천된 나 의원은 “같은 한나라당 울타리 안에 있었는데 느닷없이 출마한 데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하지만 유권자는 실력과 능력으로 후보를 선택할 것이고 그런 면에서 새 정부와 함께 새 정치를 만들어 갈 유일한 후보는 바로 나”라고 말했다.

통합민주당은 이 지역을 전략 공천 지역으로 분류하고 있다. 정대철 전 의원의 아들인 정호준씨가 공천을 신청해 놓은 상태다. 그러나 신은경-나경원 두 여성의 맞대결이 성사되자 민주당 안에선 “강금실 전 장관을 내세워 여성 3파전으로 서울에서 바람몰이를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정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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