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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7이곳이승부처>17.경기지사-후보들 3人3色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경기지사 선거는 3인의 인물전 양상을 띤다.민자당 이인제(李仁濟),민주당 장경우(張慶宇),자민련 김문원(金文元)세후보는 묘하게 대비된다.공통점은 문민시대에 걸맞은 직군의 출신이란 점뿐이다. 그러나 나머지는 너무도 다르다.심지어 성격도 너무나 대비된다.한사람이 무뚝뚝한 남성형이라면 한사람은 수줍은 여성형이고 또 한사람은 활달한 어린아이와도 같은 성격이다.
세사람은 또한 출신이 다르다.李후보는 판사출신이다.대전지법 판사를 지냈고 변호사를 했다.그러다보니 약간은 권위주의적이라는지적을 받는다.張후보는 기업인출신이다.대우그룹 상무를 지내다 동서증권 사장을 역임했다.그러다보니 계산이 빠르 다는 평도 있다.반면 金후보는 기자출신이다.신아일보 정치부장출신이다.舊 신민당 민주전선 편집국장도 했다.약간 덤벙댄다는 평을 듣는다.
세사람은 정치역정도 다르다.李후보는 야당을 하다 여당을 하고있다.통일민주당 대변인을 지낸바 있다.
張후보는 여당을 하다 야당을 하고 있다.민정당으로 정치를 시작했다.민자당 사무부총장도 지냈다.이종찬(李鍾贊)의원의 핵심측근이었고 그때문에 나름의 고초도 겪었다.金후보는 야당에서 여당,여당에서 다시 야당으로 말을 갈아탔다.야당안에서 도 여러번 당적을 옮긴바 있다.
〈李年弘기자〉 「늦바람」이 무섭다.경기지사 선거를 두고 하는말이다.경기는 전국에서 가장 늦게 선거전 구도가 확정됐다.민주당의 내분 때문이었다.돈봉투 경선파동이 발단이었다.장경우(張慶宇)후보는 후보가 될듯 말듯하기를 반복했다.결국 간신히 후보로확정 됐다.
그러다보니 선거운동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선거운동이란 상대적인 것이기 때문이다.따라서 그동안의 선거운동은 사실상 무의미하다고 보는 견해가 많다.문제는 이제부터다.
경기는 민자.민주당이 전략지역으로 선정해놓은 곳이다.민자당은절대 놓칠 수 없는 지역이다.경기에서 무너지면 전국이 무너지는셈이다.오히려 서울도 경기 바람의 원조를 받으려한다.
민주당도 꼭 이겨야 한다고 믿고 있는 곳이 경기다.호남말고 한두군데는 건져야 지역당의 이미지를 불식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그러기에는 경기가 제일 만만하다고 생각한다.
자민련 역시 경기에서 판을 흔들어 놓아야한다.나중에 전국 득표율을 생각해도 그렇다.어찌보면 민자당 후보만 무너뜨려도 소기의 성과는 거두는 셈이다.그러다보면 당선도 바라볼 수 있을지 모른다.민주당 돈봉투 파동의 어부지리를 기대하고 있다.그래서 경기는 선거전 양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지금 경기에는 무서운「늦바람」이 불어닥치고 있다.
현재의 판세는 민자당의 이인제(李仁濟)후보가 한참 앞서 있다.그는 내세울게 많다.장관도 역임했다.뭐니뭐니해도 민주계 핵심실세다.그가 앞서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다.그도 그럴 것이 그동안은 혼자 뛰다시피 했기 때문이다.그 뒤를 민 주당 장경우,자민련 김문원(金文元)후보가 쫓고 있다.그러나 그같은 판세는 별로 의미가 없다.앞으로의 변수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아직 유권자들의 성향도 뚜렷하게 형성돼 있지 않고 있다.부동층이 줄잡아 30%대에 이른다.그정도의 부동층이라면 얼마든지 순위를 거꾸로 뒤바꿀 수도 있다.
경기는 기본적으로 경기 북쪽과 남쪽의 이해가 다르다.이해가 다르다보니 유권자 정서도 다를 수밖에 없다.동두천 주민이 서류한장을 떼러 도청에 가려면 수원까지 가야된다.전통적으로 한강을경계로 경기 북부는 여권성향이다.접적(接敵)■ 역이란 점등이 그같은 성향을 만들게 된 요인이다.반면 한강 이남은 야권성향이다.그러나 민자당 이인제 후보는 이남의 안양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더군다나 출신은 충남 논산이다.그로서는 약점이라 아니할수없다.물론 토박이가 많지는 않다.
민주당 장경우 후보 역시 한강 이남의 안산이 지역구다.순수 경기産이다.그 틈을 비집고 양주 출신의 김문원후보가 한강이북의정서를 대변하려 하고 있다.그는 경기남북의 분리 공약을 내걸고있다. 그러나 분당등 신도시가 들어서면서 한강을 경계로한 성향분리에도 변화의 조짐이 있다.신도시를 포함,서울 위성도시의 인구는 전체의 60%를 차지한다.이들 유권자들은 상당수가 서울 출퇴근 인구다.잠만 경기도에서 자는 사람들이다.그들은 서울분위기의 영향을 상당히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상황들이 이번 선거의 결과를 좌우하는 최대 변수들이다.
그래서 후보들도 고민이 많다.공약 하나를 내놓아도 서울과 연결해 생각해야되기 때문이다.아마도 경기는 서울 다음으로 최대의격전지가 될 전망이다.
〈李年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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