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NBA는 프로경기의 모범답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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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16시간30분동안 비행기를 타고 「꿈의 구연(球宴)」 NBA챔피언 결정전의 막이 오르는 올랜도로 가는 길은 멀고 험하다.
그러나 플로리다주의 휴양도시 한가운데 발을 딛는 순간부터 NBA의 열기는 이방인의 넋을 빼놓는다.
거리의 주요 빌딩에는 NBA파이널이 열리는 것을 기념하는 현수막이 나부끼고 청소년들은 종일 농구얘기만 주고받는다.
이 시간 미국에서의 농구는 또 하나의「종교」나 다름없다.
플로리다의 황금빛 파도와 눈부신 석양도,디즈니 월드의 화려함도 온통 농구의 열기에 파묻혀 보잘것 없을 뿐이다.
무엇이 이토록 이들을 「미치게」 만드는가.
NBA생존의 논리는 철저한 지역자치에 근거한 배타적 지역감정의 승화된 모습에 다름아니다.철두철미한 프랜차이즈(지역연고) 의식을 바탕으로 전통과 새로움을 갈고 닦아온 대규모의 농구쇼 NBA는 프로스포츠의 모범답안과도 같다.
이 모범답안은 그대로 한국프로농구 출범을 위한 바탕색을 제공하고 있다.대한농구협회의 프로농구추진위원회가 마련한 연구보고서의 내용도 NBA의 규범을 벗어나지 않는다.
미국의 농구열기를 바라보면서 프로농구를 출범시키기는 해야겠지만 그 방법에 대해서는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리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프로농구는 「돈」이나 「명예」가 아니라 삶을 즐거움으로 채우기 위해 시작한다고 답할수 있어야 한다.
[올랜도(플로리다州)=許珍碩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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