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가자! 영어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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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연세대 언더우드국제학부에 합격한 이영찬(19·가명)군. 고교 1~3학년을 통틀어 내신성적 50% 안에 든 적이 없었다. 그러나 그에게는 ‘영어’라는 비장의 무기가 있었다. 토익 만점(990점)에 CBT 290점. 그외에도 고교시절 영자신문 기자로 활동했고, 외국도서 번역에도 참여하는 등 영어에 대해서는 남부럽지 않은 실력을 지녔다. 그는 결국 자신의 무기를 바탕으로 국제학부에 도전, 합격의 기쁨을 누렸다.

합격 사례 >>>

이OO 연세대 언더우드국제학부(UIC)
지원전형: 수시1학기 UIC 전형
출신고: 강남권 일반고
내신: 1~3학년 평균 50%
공인 어학 실적: TOEFL(IBT) 105 / TOEIC 990
기타 공인 실적: SATI 2020
비교과: 외국도서 번역 동참, 고교 재학 당시 영자신문 기자 활동 저널리즘 대회 수상, 영어웅변대회 수상 등

김OO 고려대 정경학부
지원전형: 수시2학기 글로벌KU 전형
출신고: 서울권 외고
내신: 1~3학년 평균 9등급
공인 어학 실적: TOEFL(IBT) 110 / TOEIC 955
기타 공인 실적: SATI 2030 / AP 경제 2과목
비교과: MUNOS 참가, 영어말하기 등의 교내외 수상 등

불합격 사례 >>>

최OO 고려대 국제학부, 한양대 세계화(사회)
지원전형: 수시 1-2
출신고: 경기권 외고
내신: 1학년 70% / 2학년 79% / 3학년 87%
공인 어학 실적: IBT 110
기타 공인 실적: AP 경제 2과목(3점씩)
비교과: 봉사 활동 (110시간)
불합격 추정 사유: 고대는 AP를 어학실적으로 평가해서 감점, 영어면접 준비 부족. 한양대는 기본 어학점수 부족.

김OO 이대 글로벌(인문), 성대 글로벌(인문)
지원전형: 수시 2
출신고: 강남권 일반고
내신: 1학년 41% / 2학년 32% / 3학년 26%
공인 어학 실적: IBT 112
기타 공인 실적: HSK 6급
불합격 추정 사유: 이화여대는 영어과 관련 내신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감점. 성대는 첫해에 내신에 관한 비중이 높았음.

영어를 배우기 위해 조기유학길에 오르는 학생들이 많다. 최근 영어공교육 강화방안까지 발표되면서 이런 움직임은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그러나 짧게는 2~3년, 길게는 5~6년씩 조기유학을 다녀온 학생들은 한국 학교에 돌아와 장벽을 만난다.
영어는 잘 하지만, 또래 학생들에 비해 국어와 수학·사회과목의 학습능력이 현저히 떨어지고, 입시위주의 한국교육에 적응하지 못하는 것. 이를 견디지 못하고 다시 외국으로 발길을 돌리는 학생이 적지 않다. 그러나 이군의 경우처럼 영어만 잘 해도 대학에 갈 수 있는 길이 열려있다. 영어우수자를 선발하는 대학은 생각보다 많다.
연세대·고려대·한양대·이화여대·경희대·한국외대는 국제학부에서 380여 명(2009학년도 기준)의 신입생을 선발한다. 또 상당수 주요대학이 글로벌전형과 영어우수자 전형을 통해 매년 3000명 이상의 학생을 뽑는다.

국제학부·글로벌·영어우수자 전형 매년 늘어
 국제학부에 도전하고 싶다면 서류전형과 영어면접을 준비해야 한다. 서류전형은 고교 생활기록부, 공인영어성적, SAT·AP 등 학과목에 대한 영어시험점수와 수상실적 등으로 지원자의 수학능력을 평가하고, 자기소개서와 추천서, 과외특별활동 등을 통해 인성·리더십을 평가한다.
세한아카데미 김철영 원장은 “내신과 특별활동이 평가요소로 사용되긴 하지만, SAT·AP 등 객관적 시험점수로 보완할 수 있다”며 “최대한 빨리 높은 영어공인성적을 확보한 뒤 SAT·AP점수를 따는 데 전력투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면접은 영어로 진행되며 전공분야에 대한 관심·이해도, 논리적·비판적 사고능력을 평가한다.
글로벌 전형과 영어우수자 전형은 국제학부보다 많은 신입생을 모집하며, 다양한 학부·학과에 지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국제학부와 마찬가지로 서류심사와 면접 위주의 전형방법을 통해 학생을 선발하며, 수능성적은 반영하지 않는다. 고등학교에서 외국어 관련 혹은 국제전문교과 일정 단위를 이수해야 한다. 최소한 IBT 100점 이상의 성적을 확보해야 지원할 수 있다. 외고 학생들에게 유리한 전형으로 평가받는다.
 
영어면접, 학과 관련 배경지식을 쌓아야
 국제학부의 경우 모든 학교에서 영어면접을 본다. 글로벌 전형과 영어우수자 전형에서도 상당수 학교가 영어를 혼용해 면접을 실시하기 때문에 영어면접 준비는 필수다.
합격가능 지원자 대부분이 일정수준 이상의 IBT·AP 점수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면접이 당락을 가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영어면접에서는 긴 영어지문을 제시하고, 일정시간동안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게 한 뒤 그 내용을 요약하고 자신의 독창적 의견을 말하도록 요구한다.
영어지문은 주로 지원학과와 관련된 시사적인 내용이 많다. 영어구사능력을 바탕으로 배경지식, 논리적·비판적 사고능력, 창의성을 보여줘야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지원학과와 관련된 배경지식을 쌓아야 한다. 지원학과의 입문단계 교재를 원서로 읽어보면 관련 분야에서 자주 사용되는 어휘를 익힐 수 있다. 책을 읽은 뒤에는 자신의 생각을 메모하고, 제3자에게 설명하듯 발표하면서 영어표현 능력을 키워야 한다. 또 인문·사회·시사이슈 전반의 글을 읽고 요점정리와 논점 전개과정을 파악하고, 글에 나온 사회현상을 비판해 보는 훈련을 해야 한다.
CDI홀딩스 프렙연구소 김진희 연구원은 “영어면접은 발음과 문장표현력보다는 전공분야에 대한 배경지식과 비판적 사고능력을 평가한다”며 “영자신문과 영어뉴스 등을 통해 전반적 사회이슈·현상을 이해하고, 정확히 비판해 낼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프리미엄 최석호 기자
도움말= CDI홀딩스 프렙연구소·세한아카데미
▶ 관계기사 P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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