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교육이렇게달라진다>4.초.중등 교육의 변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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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학교는 즐겁고 활기찬 배움터여야 한다.학교가 「마지못해 가는」곳이 되거나,공부가 「괴로운 일」이 돼서는 죽은 교육이다.
「5.31 교육개혁」은 교육문제의 주범인 대학입시제도의 대수술과 함께 초.중등학교 교육 전반에 걸쳐 획기적인 방안을 제시했다.교육의 획일성을 지양하고 적성과 개별능력을 살리는 교육과정,교사주도의 교육에서 학생 중심의 교육을 하는 것 이 신교육의 원칙이다.수월성과 보편성의 조화안에서 인성교육과 창의성 개발이 신교육과정의 목적이다.그러면 실제 학교는 어떻게 달라질 것인가. 인성교육은 국민학교 저학년의 경우 예절교육을,국민학교고학년과 중학교에서는 민주시민교육을,고등학교에서는 타문화 이해를 위한 세계시민교육.평화교육을 강조한다.
인성교육의 방법도 달라진다.교과서 중심의 인성.도덕교육 방법에서 「참여와 체험중심」의 실천적 교육방법으로 옮긴다고 한다.
앞으로 대화.토론.사회봉사.학생회.문화활동 모임등에 참여해 사회생활 경험을 넓히는 학생들의 모습을 보게 될 것 이다.또한 인성교육을 위한 가정교육과의 연계 역시 강조된다고 한다.기업체및 각종 사회단체에서 자녀인성 지도.자녀 학교생활 이해.교육정보및 상담등이 보편화 될 수 있다.
창의성 개발은 신교육이 지향하는 또 다른 궁극적 목표.지식과정보 폭증시대의 일은 데이터.단어.시청각 자료등 창의적 문제해결 능력.문제의 인지능력.자율적 능력등을 요구한다.
이런 요청에 부응한 교육과정의 변화는 필수적이다.중등학교에서필수과목을 축소하고 선택과목을 확대하게 된다.96학년도부터 고교에 적용 예정인 제6차교육과정은 필수과목을 12과목에서 10과목으로 줄이고 선택과목은 34~60과목으로 늘 리게 되나 사실상 학생들의 교과목 선택권은 없다.시.도 교육청에서 과정별 선택과목을 정하고,학교에서 선택과목을 결정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앞으로는 이런 것을 보완해 학생들이 능력과 적성에 따라 교과목을 선택할 수 있도록 「교과선택제」로 대폭 바꾸자는것이 이번 개혁의 초점이다.이는 현행의 「모든 과목을 잘해야 한다」는 잘못된 전인교육관으로부터 벗어남과 동■에 개개인이 미래의 진로와 관련해 자신에게 필요한 학습프로그램을 설계해 나갈수 있는 가능성이 주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또 이미 법령이 통과된 월반.속진제도 시행과 함께 학생능력에따른 교과별 심화학습제도 도입된다.이는 다양한 능력의 학생들이일률적으로 같은 수준의 교육과정을 택하지 않고 능력에 따라 다른 수준의 과정을 택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특히 학력차가격심한 국어.영어.수학등 교과에 대해 수준별 교육과정을 편성,이동식으로 수업하도록 한다.
이러한 방안은 평준화틀이 완전히 깨지지 않은 상태에서 여전히남을 「이질적 학습능력집단」의 문제에 대한 보완적인 장치를 마련하는 것으로 풀이될 수 있다.
교과 선택제는 더 나아가 대학 진학과도 연계된다.대학에서 입학사정에 교과선택제를 활용하게 되면 학생 개개인의 능력과 적성에 따라 택한 교과목에 의해 평가하게되므로 이제까지의 총점과 석차중심의 내신제도가 지녔던 「서열화 교육」을 탈 피하게 되리라는 것이 교육개혁안의 기대다.
물론 이같은 변화는 점진적으로 현장에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올해 국민학교와 중학교로부터 시작된 제6차교육과정의 구성과 운영이 각 해당 시.도 교육청으로 이관됐고 국민학교에서는시험성적 위주의 평가가 없어지고 주 5일 수업이 나 특활의 활성화등 예전보다 더 유연한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기 때문에 앞으로도 그 방향으로 점진적으로 강화.지속하리라 본다.
교육개혁안이 제안하는 초.중등교육의 정상화를 위한 방안들이야말로 절대적인 재정 뒷받침과 세밀한 계획이 뒤따르지 않으면 물거품이 될 것이다.
교과별 심화학습,교과 선택제의 도입,멀티미디어의 활용등의 방안은 교사수,학교.학급의 증설,교육기자제의 확충등 교육여건 개선을 전제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개혁안이 믿을 수 없이 많은 좋은 아이디어의 말잔치로 끝나지 않기 위해서는 초.중등교육과정 개발에 재정투자의 우선순위가 주어져야 할 것이다.
〈姜陽遠 本社 교육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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