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이승부처>14.全北지사-정치이슈 엷어져 시소게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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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1백m 경주로 치면 민자당 강현욱(姜賢旭)후보는 50m쯤 달려나갔고 민주당 유종근(柳鐘根)후보는 이제 신발끈을 조이는 상태다.그러나 전북은 광주.전남과 함께 이른바 김심(金心)의 3대 직할지구.따라서 민자당 후보는 간격을 한치라도 더 벌리기 위해 연일 새벽1~2시까지 강행군을 하고 있고 민주당 후보는 기초단체장 공천이 마무리되는 이번주를 계기로 맹추격을 다짐하고있다. 민자당이 이 지역에 거는 기대는 매우 크다.김영삼(金泳三)대통령도 지난달 진념(陳稔)노동부장관을 전격 발탁해 「응원」을 하고 있다.일단 야당의 단골 공격거리였던 「전북 무대접론」이 힘을 잃고 있다.민주당은 이제 막 집안싸움을 끝낸 상태다.전주.이리.군산 등지의 기초단체장 후보선출과정에서 심한 진통을 겪었다.이 과정에서의 갈등과 앙금.체면손상등은 본선거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민자당 姜후보는 출신지인 군산-익산을 잇는 북부지역에 강력한지지벨트를 형성하고 남하(南下)를 시도중이다.민주당 위원장이 유고(有故)상태인 부안,민자당 현역의원이 있는 남원.무주-진안-장수 등지에서 선전을 기대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 柳후보는 자신의 출신고교가 있는 이리에서 방어선을 치고 공천잡음이 덜한 고창.임실-순창.김제등에서 몰표를 기대하고 있다.
전북 선거는 1백97만명 인구중 65%인 1백27만명이 거주하는 전주(완주포함).이리.군산등 도시지역에서 판가름난다.특히유동인구를 포함,전체의 3분의1을 차지하는 전주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다.민자당 姜후보는 정통경제관료로 일관한 경력의 소유자로지역에서의 평도 좋다.3년동안의 전북지사 시절 인사가 공평무사했다는 얘기등은 지금도 회자되는 부분이다.공무원.교원.자영업자.중소기업인등 여론형성기능이 있는 남성표를 집중 공략중이다.
姜후보는 이와 함께 黨과 후보 이미지의 이원화(二元化)전략도구상중이다.그는 가끔 『몸은 민자당에 있지만 마음은 전북당의 일원이다』고 연설한다.20년이상을 경제기획원과 재무부등 경제부처에서 근무한 점,농림수산부장관을 지내 전북의 최대 산업인 농업문제에도 밝다는 점등이 姜후보의 자랑이다.그의 최대 강점은 실무 행정에 밝다는 점이다.스스로도 이점을 선거전략으로 채택했다.30년간의 공무원 생활중 단 한번도 좌절한 적이 없다는 자랑이다. 민주당 柳후보는 아직 지명도가 낮다.고등학교까지만 지역에서 나오고 그 이후 대학과 사회생활은 지역과 거리가 있었다.김대중(金大中)亞太재단이사장을 20년이상 「모신」것이 그의 자랑거리다.지명도와 정치적 뿌리부분에서의 열세를 각종 토 론에서 만회하고 있다.
농업문제의 경우 『정부는 특정작물의 재배를 권장할게 아니라 판로개척.품종개량.유통구조 개선등을 해줘야 한다』고 지적하는등신선한 논리를 많이 제시하고 있다는 평이다.
본인 스스로는 『민주당 경선과정에서 나타난 것처럼 새인물로 새로 시작하고 싶은 도민들의 욕구가 강력하다』며 자신이 후보중유일한 대안이라고 밝혔다.
특히 「전북,이제부터다.유종근과 함께」라는 캐치프레이즈를 정해 姜후보의 거점인 군산지역 공략에 나서는등 점차 적극적 선거전술을 쓰고 있다.옛 군산상고 야구부가 「자,이제부터다.9회말」이라는 구호를 사용하던 것을 차용한 것이다.
전북 선거의 최대 변수는 아무래도 김대중이사장에 대한 도민들의 지지여부다.이 지역 유권자들은 13대와 14대 대통령선거에서 金이사장에게 90%가 넘는 지지를 보냈다.이중 70%를 복원한다는게 민주당의 전략이다.
반면 민자당은 이를 45%선에서 묶을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金이사장은 10일 전주를 방문한다.이때가 1차 고비로 보인다.지금까지는 姜후보가 앞장서고 柳후보가 추격하는 2파전 구도다. 〈金鉉宗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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