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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메랑 된 ‘공천 쿠데타’ 민주 호남 물갈이 커지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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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잘하고 있다. 저희는 이제 가난한 집에서 있는 일이고 그쪽은 부잣집이니까 여유가 있죠. 한나라당이 잘하고 있다. 부잣집에서 하는 일이다.”

14일 통합민주당 박재승 공천심사위원장이 한 말이다. 박 위원장이 7명의 외인부대를 이끌고 민주당에서 일으킨 공천쿠데타에 자극받은 한나라당이 영남대학살로 응수하면서 공은 다시 민주당으로 넘어왔다. 당내에서는 지금까지보다 더 과감한 물갈이가 필요한 것 아니냐는 여론도 일고 있다.

민주당 공천의 남은 변수는 여론조사 경선과 전략공천이다. 31개 지역구가 있는 호남지역은 현재 8개 지역만 공천이 확정돼 남은 23개 지역은 대부분 여론조사 경선을 치를 것으로 보인다.

공심위가 정한 일괄배제 기준에 걸려 탈락한 9명과 불출마를 선언한 김원기·염동연 의원을 포함해 현재까지 호남지역 물갈이 비율은 이미 35%를 넘었다.

그러나 공천심사 중 진행된 여론조사에서 여러 지역의 현역의원과 정치신인이 치열한 경합을 보인 것으로 알려져 최종적으로 교체되는 호남 현역의원은 50%를 넘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정동영 전 대선후보의 공보특보였던 정기남씨와 지병문 의원(광주 남), 양형일 의원과 박주선 전 의원(광주 동), 강기정 의원과 장병완 전 기획예산처 장관(광주 북갑), 박상천 대표와 장성민 전 의원(전남 고흥-보성) 등 쉽게 승부를 점칠 수 없는 지역들이 즐비하다.

서울에서도 재선의 임종석 의원과 3선 구청장 출신 고재득 후보(성동 을), 오영식 의원과 박겸수 전 시의원(강북 갑), 정봉주-이형남(노원갑)씨는 초박빙 구도를 보여 경선 대상이 됐다.

경선은 지역별로 두 개 기관이 후보의 호명 순서를 달리해 800샘플씩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의 평균을 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민주당 지지자에게는 70%, 그 외 응답자에게는 30%의 가중치를 부여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민주당은 이날 최고위원회를 열어 전략공천 지역을 확정지으려 했으나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합의 권한을 지닌 박재승 위원장은 당이 13일 제시한 28개 지역 중 8개 지역에 대한 전략공천을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8개 중에는 심사에서 배제된 김민석 최고위원이 공천을 신청했던 서울 영등포 을과 신계륜 사무총장의 지역구인 성북 을이 포함돼 있다. 이 가운데 박 대표는 전남 담양-구례-곡성 등 5개 지역을 자신의 몫으로 들고 나와 합의가 더 어려워진 상태다. 전남 담양-구례-곡성은 박 대표가 김효석 원내대표 대신 자신의 측근인 국창근씨를 밀고 있는 지역이다.

이와 관련해 박 위원장은 “여러 차례 천명한 원칙에 따를 것”이라며 단호한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한 공심위원은 “이제 공심위 활동은 99% 끝났다”며 “당과 단신으로 맞서게 된 박 위원장이 무거운 짐을 지게 됐다”고 덧붙였다.

임장혁·김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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