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의료.교육.행정.재판 원격 화상서비스 年內시작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2면

『전원일기』의 양촌리 김회장이 가까운 보건소를 찾아 TV 모니터를 이용해 서울대병원의 이름난 「간박사」에게 과음으로 나빠진 간을 체크한다.울릉도에 사는 오징어장수 아주머니는 쓰레기 분리수거 위반으로 컴퓨터로 연결된 모니터를 통해 대구지방법원 경주지원 판사에게 즉결심판을 받는다.마라도 인근 바다에서 고기잡이를 하던 선원은 선장실에 설치된 PC를 이용해 방송통신대학영어강좌를 듣는다.
21세기 꿈의 「정보고속도로」에 실릴 이같은 국가기간원격영상서비스들이 올해안에 그 모습을 드러낸다.총리실을 비롯,정보통신부.교육부.보건복지부.농림수산부.대법원등 6개 기관이 올해말까지 1백26억원을 들여 초고속정보통신망 원격시범사 업을 추진키로 했다.
우선 정부부처를 초고속통신망으로 몽땅 연결한 원격영상회의시스템이 오는 7월까지 구축된다.따라서 각부처 장관등 관계자들은 회의때마다 허둥지둥 과천 청사와 광화문 청사를 오가지 않아도 된다.청와대회의 때도 장관실에서 편안한 마음으로 영상시스템 모니터를 통해 대통령의 지시를 듣고 의견을 개진할 수 있다.이 원격영상회의 시범사업은 국무총리실과 정보통신부에 의해 모두 35억원을 들여 추진되고 있다.
다음으로 정보통신부.교육부가 주관하는 산학(産學)원격강의는 대학과 산업체를 연결,직장에서 대학 또는 대학원과정을 이수케 하는 것이다.구미공업단지의 근로자들이 회사내 강의장의 컴퓨터를이용해 대학 졸업장을 손에 쥘 수 있다.이 서비 스는 쇠를 깎는 포항제철의 선반작업자가 국내외 유수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딸 수 있는 체제까지 발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교육부는 또 15억여원을 들여 한국방송통신대와 전국 12개 지역학습관을 이어 전국적인 영상교육을 실시하는 원격대학사업도 추진한다.이 서비스는 한국방송통신대학 서울 본교 강사와 12개지역 분교 학생들이 대형모니터를 통해 서로의 얼 굴을 쳐다보며강의하고 질의응답까지 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원격 영상서비스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소외된 계층에게 가장 절실한 의료분야다.이를 위해 보건복지부는 모두 10억원을 투입해장애인 수용시설과 전문기관을 연결해 특수아동 및 장애인에 대한원격진단을 실시하는 원격복지통신을 구축한다.이 사업에는 「원격수화」「음성문자전환」시스템도 구축되어 장애인들이 자신의 아픔을전달할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또 지역의 보건소를 중심으로지역의료망을 구성하고 주민건강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지역의료망서비스도 올해안에 시 범 제공할 계획이다.이 지역의료망은 행정망및 의료보험조합과도 연계돼 보건소에서 체크된 주민의건강상태가 의료기관.행정기관등에 바로 전송된다.
대학 및 전문연구기관이 농어촌 농업계 고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원격농업교육도 농림수산부에 의해 추진된다.농림수산부는 또 전자입찰.전자거래가 가능한 농산물직거래시스템도 올해안에 선보일 계획이다.이 시스템은 만선(滿船)의 기쁨을 안고 울릉도로 들어가는 선원들이 미리 서울 노량진 수산시장의 도매상인과 오징어 가격에 대한 흥정을 컴퓨터로 할 수 있게 한다.
대법원이 추진하는 원격재판은 섬지역 주민들의 자잘한 법규위반에 대해 대도시 지방법원 판사가 화상재판을 할 수 있게 한 시스템이다.
李元浩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