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야구 5연승 “이젠 베이징 메달이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7면

김경문 한국 야구대표팀 감독이 올림픽 최종예선 5차전 독일전 직전 이승엽의 손을 잡고 격려하고 있다. 이승엽은 이날 3타점 2안타의 맹타로 12-1(7회 콜드게임) 대승을 이끌었다. [타이중(대만)=연합뉴스]

한국 야구 대표팀이 베이징 올림픽 본선 티켓을 따냈다. 남은 캐나다와 대만 전에 관계없이 베이징행에 필요한 5승째를 채웠기 때문이다.

이로써 한국 야구는 2000년 시드니 올림픽(동메달) 이후 8년 만에 올림픽 무대를 밟게 됐다.

한국팀은 12일 최종 예선 5차전에서 독일을 일방적으로 몰아붙인 끝에 12-1, 7회 콜드게임승을 거 뒀다. 이어진 경기에서는 대만이 호주를 5-0으로 꺾어 한국의 본선 진출을 확정시켜줬다.

◇파워에서 기동력으로=김 감독은 이날 선발 라인업을 대폭 수정했다. 4번타자 김동주가 급거 귀국함에 따라 이용규-이종욱-고영민 등 발 빠른 타자들을 1~3번에 배치했고, 이승엽이 4번 자리를 맡았다. ‘쌕쌕이’들이 나가 상대 내야진을 휘저으면 이승엽의 한 방으로 득점을 올린다는 전략이었다. 김 감독의 구상은 5-1로 앞선 4회 적중했다.

고영민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이용규·이종욱 등 발 빠른 1~3번을 모두 베이스에 두고 이승엽이 우전 2타점 적시타를 날렸다. 계속된 1사 1, 2루에서 주장 진갑용이 싹쓸이 우중간 2루타로 콜드게임에 필요한 점수를 채웠다.

◇이승엽의 대표팀=파죽의 5연승 중심에는 이승엽이 자리잡고 있다. “이승엽이 있고 없고가 라인업에 큰 차이를 가져온다”는 하일성 KBO 사무총장의 지적처럼 공격을 앞장서 이끌었다.

중요한 호주전에서 첫 홈런을 포함해 3안타·4타점으로 폭발한 이승엽은 다섯 경기에서 연속 타점(총 12개)을 기록했다. 고참급인 이승엽은 팀 분위기를 살리는 데도 앞장섰다. 하 사무총장은 “8월 본선에서도 요미우리에 이승엽의 차출을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는 전승 우승=김경문 대표팀 감독은 이번 대회 시작 후 한 번도 ‘전승 우승’을 말한 적이 없다. 그러나 이날 승리 후 “티켓을 땄다고 해서 남은 경기에서 무성의한 플레이는 없을 것”이라고 전승 우승에 대한 욕심을 내비쳤다. 지난해 12월 1차 지역예선에서 입은 상처를 무결점 우승으로 설욕하겠다는 각오다.

타이중(대만)=정회훈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