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투수의 방심 타자는 안다-이상군.김정수 뜨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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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타자가 투수를 상대하는 것은 한 순간이지만 투수는 3명의 타자를 아웃시켜야 1이닝을 마친다.그래서 투수에게는 8명의 수비수가 있고 무엇보다 중요한 「볼」을 쥐어준다.
따라서 경기의 주도권을 잡아 나가는 것은 아무래도 투수다.27일 청주경기에서 이상군(李相君.한화)과 김정수(金正洙.해태)는 각각 이 주도권을 적절히 사용하지 못해 곤욕을 치렀다.
2회초 2사 1,3루의 위기를 맞은 이상군은 해태 8번 최해식(崔海植)을 상대로 쉬운 승부를 예상했지만 의외로 볼카운트가0-3으로 몰렸다.李는 여기서 스트라이크를 잡기위해 무심코 한가운데 직구를 던졌다.「설마 0-3에서 치겠냐 」는 생각.그러나 결과는 왼쪽 담장을 넘기는 3점홈런이 되었다.
3점의 리드를 등에 업은 해태 선발 김정수는 신나게 던졌다.
3회까지 삼진만 무려 6개.하지만 4회말 한화 첫 타자 장종훈(張鍾熏)의 제대로 맞지 않은 타구가 좌전안타가 되면서 위기를맞게됐다.다음 타자는 전타석에서 2루타를 때렸던 김영진(金榮珍).김정수는 신중히 던져 2-0의 유리한 볼카운트를 잡았다.그런데 여기서 金은 승부를 일찍 끝내겠다는 생각으로 직구를 던지다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얻어맞고 말았다.전날『이강철(李强喆)의 교체 타이밍을 놓쳐 경기를 내줬다』고 말한 김응룡(金應龍)감독은 잘 던지던 김정수를 즉시 송유석(宋裕錫)으로 바꿔버렸다.눈 앞의 1승이 날아가는 순간.볼카운트 0-3에서 홈런을맞은 이상군과 2-0에서 2루타를 맞고 강판당한 김정수 모두 「주도권」을 잘못 사 용한 경우다.
[청주=李泰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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