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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추천여행지>런던 하이드파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지난 3월초 2002년 월드컵 유치위원회의 집행위원 자격으로월드컵 유치활동을 위해 런던을 방문했을 때 대표적 공원인 하이드 파크에서 깊은 인상을 받았다.
영국인들에게 공원은 생활의 일부인 것 같다.이른 아침에는 청춘남녀들이 조깅을 하는가 하면 낮에는 벤치에서 노인들이 한가롭게 신문을 읽고 저녁에는 연인들이 나무아래서 사랑을 나눈다.그런가 하면 주말이면 축구를 하거나 일광욕을 즐기는 시민들의 평화스럽고 자유분방한 모습에서 이들의 삶의 한단면을 볼 수 있다.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하이드 파크는 면적이 42만평으로 우리의 올림픽공원과 비슷한 크기다.북쪽으로는 옥스퍼드공원과 접하고 남쪽으로는 나이트브리지에서 켄싱턴거리 사이에 위치해 있다. 중세기까지만 해도 웨스트민스터사원에 속해 있던 장원이었으나헨리 8세때 왕실수렵장으로 사용되다 17세기부터 일반인에게 공개됐다. 하이드 파크의 정문격인 「마블아치」는 빅토리아여왕 시절 버킹엄궁의 정문으로 만들었으나 여왕의 마차가 지나갈 수 없을 정도로 좁아 현재의 위치로 옮겨졌다고 전해진다.마블아치 옆에는 지난 1872년 이래 지금까지 많은 사람 앞에서 누 구든지 연설할 수 있는 하이드 파크의 명물인 「스피커스 코너(자유연설장)」가 있어 민주주의의 발상지다운 영국의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다.
하이드 파크에서 나는 유서깊은 전통과 아름다운 외형뿐만 아니라 지정출입구나 경비원도 없는 공원에서 누구나 그들 스스로 정한 묵시적인 약속을 지키는 성숙된 시민의식을 보며 깊은 감명을받았다. 질서속에 여가를 즐기는 성숙된 문화의식과 공원을 아끼고 사랑하는 시민정신이 확산된다면 올림픽공원등 우리의 공원들도아름다운 쉼터로 자리잡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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