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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ve Earth Save Us] ‘잿빛 공장’ 푸르게 푸르게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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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인천 동구 송현동의 속칭 제철공장 지대는 잿빛 일색이다. 현대제철·동국제강·두산인프라코어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중공업 공장들이 바다에 접해 수십만 평의 단지를 이루고 있다. 공장 건물과 담장, 인근 도로는 물론 하늘색까지 어둡다는 말이 나온다. 콘크리트·철 구조물만 가득해 여름에는 다른 곳보다 수은주가 더 올라간다. ‘동북아의 허브 도시’를 내세우며 국제도시 개발에 몰두하고 있는 인천이지만 이곳만은 어떻게 해 볼 방법이 없다고 방치한 환경 사각지대였다.

그러나 50년 넘게 회색 지대였던 송현동 제철공장 지대가 푸른 숲으로 뒤덮일 날도 멀지 않았다. 인천시와 동구청은 11일 단지 내 기업들과 함께 ‘에코 프렌들리 팩토리(Eco Friendly Factory, 환경 친화 공장)’ 프로젝트를 이달부터 연말까지 집중 추진한다고 밝혔다. ‘푸른 하늘을 바라보며 걷고 싶은 거리’로 탈바꿈시키기 위한 것이다. 중앙일보의 환경 캠페인 ‘Save Earth, Save Us(지구를 구하고 우리의 미래를 구하자)’에 발맞춰 시작하는 민관 합작 환경 프로젝트다. 안상수 인천시장은 “그간 체념해 온 공장지대의 도시환경을 되살리는 일은 주민복지뿐만 아니라 기업 가치까지 높이는 윈윈 프로젝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선 기업들은 올해 34억원을 들여 사업장 녹화와 환경개선 사업을 벌인다. 28만 평 규모의 현대제철은 최근 삭막한 공장 부지 내에 30년생 소나무 일곱 그루를 심었다. 이달 말부터는 중봉로에 접한 시커먼 블록 담장(400여m)을 걷어내고 수림대와 꽃밭을 조성하는 사업에 들어간다. 이 회사 환경안전팀 장시열 과장은 “큰 소나무를 중심으로 빈 터마다 녹지대가 들어선다”며 “공장 안팎 숲의 완충 작용으로 여름·겨울철의 에너지 절약에도 효과를 낼 것”이라고 기대했다.

10만여 평의 동국제강도 바닷가쪽 담장을 꽃 넝쿨로 바꾸고 공장 빈 터마다 나무를 심을 계획이다. 공장 주변 대기환경 개선을 위해 20억원이 넘는 집진기도 교체한다. 올해 신축할 공장도 외관부터 다른 친환경 건축물로 짓는다.

인천시와 동구청은 시비 24억원 등 28억원을 들여 공장 바깥의 도로 등을 단장한다. 폐철로 부지는 계절별로 다른 꽃이 피는 꽃길로 바꾸고 공장 주변 중흥로에는 나무가 우거지는 녹도와 실개천을 낼 계획이다. 도로 주변 방음벽도 담쟁이·능소화 등으로 뒤덮는다.

인천=정기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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