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값 급등, 위험 수준 넘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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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LG그룹 구본무 회장은 원자재 값 급등이 기업 경영에 미칠 후유증을 11일 경고했다.

그는 이날 LG그룹 경영진 300여 명이 참석한 임원 세미나에서 “석유와 원자재·곡물 값 급등으로 빚어지는 전 세계적 물가 상승이 위험 수준을 넘어섰다”며 “환경 부진으로 실적이 나빠지지 않도록 철저히 대비하자”고 당부했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실적 악화를 염려한 것이다.

그는 또 “경영자의 역할은 제한된 자원으로 기업이 가진 역량을 극대화하고 한 발 앞서 시대의 흐름을 읽고 기업을 변화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 회장은 단기적인 처방보다 긴 호흡과 넓은 시야를 주문했다.

대기업 총수가 경영의 최대 변수로 지적할 만큼 비용 상승 인플레 우려가 근래 커지고 있다. 원자재 수입가격은 지난달로 6개월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한국수입업협회(KOIMA)에 따르면 이 협회가 만든 KOIMA지수는 6개월 연속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2월 현재 KOIMA지수는 전달보다 7.47포인트 오른 325.32포인트였다. 특히 철강제품의 경우 10개월 연속 오르며 품귀현상까지 빚고 있다.

원자재 값은 이처럼 크게 올랐지만 이를 가공한 관련 제품의 납품단가는 오르지 않아 중소업계는 대기업들에 납품단가 현실화를 요구하고 있다. 자동차·선박·공작기계 등의 주요 부품 소재를 만드는 주물업계는 7~9일 사흘간 대기업 납품을 중단하는 집단행동을 벌이기도 했다.

레미콘 업계도 건설업체에 납품단가를 올려줄 것을 요구하며 집단행동에 나설 태세다. 레미콘업계는 12일 레미콘 원료인 시멘트의 가격 급등으로 건설업체에 납품단가를 12% 올려줄 것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낸다.

안혜리 기자

◇코이마(KOIMA)지수란=부문별 주요 수입 원자재 30종의 가격 동향을 나타낸다. 1995년 12월 100을 기준으로 삼는다. 지난달 325.32라는 건 95년 12월에 비해 3.2배 이상이 됐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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