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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씨, 재혼할 여자인데 왜 세 딸까지 죽였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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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실종된 네 모녀는 결국 피살된 채 발견됐다. 용의자 이호성씨는 한강에서 자살했다. 그러나 사건을 둘러싼 의문점이 꼬리를 물고 있다. 왜 애꿎은 네 모녀를 무참히 살해했는지와 공범 가담 여부 등은 미스터리로 남게 됐다.

◇살해 동기는=용의자 이씨의 자살로 살해 동기 수사는 벽에 부닥쳤다. 이씨는 자살 직전 광주광역시에 있는 자신의 형에게 유서를 보냈다. 하지만 구체적 살해 동기는 적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밝혀진 정황으론 100억원대의 빚을 진 이씨가 돈 문제 때문에 김연숙(45)씨와 세 딸을 살해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하지만 왜 밖에 나가 있던 큰딸까지 유인해 살해했는지는 명확히 설명되지 않고 있다. 다만 완전범죄를 꿈꿨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을 뿐이다. 경찰이 통화내역을 분석한 결과 둘째, 셋째 딸의 휴대전화는 계속 꺼져 있었다. 큰딸은 지난달 18일 자정께 서울 종로구 관철동에서 휴대전화로 어머니 김씨와 통화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후 김씨와 큰딸의 휴대전화는 모두 전원이 꺼졌다.

하지만 다음날 오전 전남 화순에서 큰딸의 휴대전화가 다시 켜져 신호가 포착됐다. 김씨 휴대전화도 지난달 20일 충남 공주시에서 마지막으로 신호가 잡혔다. 경찰은 이씨가 자신의 행적을 감추기 위해 본인 것 대신 김씨와 큰딸의 휴대전화를 이용해 전화를 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자살은 왜=이씨의 시신이 발견된 것은 10일 오후 2시쯤이다. 시신을 검안한 경찰은 이로부터 약 12시간 전쯤인 10일 새벽 사망한 것으로 추정했다. 타박상 등 뚜렷한 타살 흔적이 없어 자살로 추정 중이다. 전날인 9일 매스컴은 실종 사건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이를 본 이씨는 조여 오는 경찰 수사망 때문에 절망에 빠져 자살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국과수 관계자는 “투신 자살의 경우 물의 흐름과 수온에 따라 부패 정도나 물에 떠오르는 시간이 크게 좌우되나 10일 오전 3시쯤 자살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밝혀진 이씨의 마지막 행적은 지난달 25일 광주에서 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형에게 안부 전화를 건 것이다.

◇공범 여부는=공범 여부도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경찰은 “CCTV 분석 결과 지난달 20일 김씨의 승용차를 주차장에 대놓고 사라졌던 남자와 지난달 18일 가방을 나르던 남자의 인상착의가 다르다”고 발표했다. 따라서 이씨의 범행에 협조한 제3자가 있을 가능성도 있다. 수사팀 관계자는 “CCTV상에 같은 사람이라도 인상이 다르게 찍힐 수 있어 아직 단언하긴 이르다”고 밝혔으나 “공범 여부 역시 수사 대상”이라고 말했다.

◇사라진 돈의 행방은=실종 사흘 전인 15일 김씨 명의의 정기예금 1억7000만원이 해지돼 인출됐다. 경찰은 10일 이 금액은 김씨가 김씨의 아파트 전세금 잔금으로 집주인에게 지불할 금액과 일치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지불 기한은 같은 달 20일이었다. 부동산 중개업자 A씨는 “지난해 10월 계약 당시 김씨와 이씨가 함께 찾아왔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계약 조건을 파악하고 있던 이씨가 이 돈을 노렸을 가능성도 있다. 또 김씨가 지난해 원래 자택을 팔면서 받은 3억6000만원 중 2억원을 제외한 남은 돈의 행방 역시 의문이다.

천인성·한은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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