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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K탐구>1.무소속 반란 이뤄질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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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TK(대구-경북)지역은 새로운 정치 실험장이다.이 지역은 민자당도 민주당도 싫어한다.反민자.非민주의 이곳 정서는 무언가 기존정치질서를 거부하고 있다.
대구가스폭발사건은 이런 정서를 부채질하고 있다.『요즘 정당명함을 유권자들에게 내보이기가 쑥스러워 열심히 한다는 말로 시작한다』고 민자당의 한관계자가 실토했다.
이바람에 무소속후보들이 난립하고 앞서가고 있다.주민들앞에서 무소속이 제일 큰소리치고 있는 것이다.
이미 김영삼(金泳三)정권출범이후 두번의 보궐선거에서 서훈(徐勳.동을).현경자(玄慶子.수성갑)후보의 승리때 TK정서의 위력이 드러났다.92년 대선과 총선때 민자당쪽을 몰아주었던 이곳 주민들이다.그후 TK출신 정치인들의 몰락과 현지경 제의 저조에대한 반발 심리의 탈출구가 일단 무소속쪽으로 쏠리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런 점에서 기존 정당들의 마음은 편치 않다.민자당은 이 지역에서 물러설 수 없다.호남과 충청을 지역정당들이 쪼개갈 경우PK(부산-경남)라는 소지역 정당으로 전락하게 된다.권력 기반자체가 흔들리게 되며 정치질서 변화의 돌풍을 맞게 된다.
대구시장후보로는 문희갑(文熹甲.58)前청와대경제수석비서관,이해봉(李海鳳.53)前시장등이 일찌감치 무소속을 선언하고 나섰다.뒤늦게 민자당에서 조해녕(曺海寧.53)前시장,민주당에서 신진욱(申鎭旭.71.전국구)의원이 가세했지만 아직 무 소속 바람을넘지 못하고 있다.
무소속으로 나섰던 이의익(李義翊.55)前시장이 자민련에 입당한 것도 자민련의 득표력보다는 무소속 후보로 선거운동을 하는데한계를 느낀 때문이다.
경북지사선거에서도 민자당의 이의근(李義根.57)후보와 무소속의 이판석(李判石.61)후보가 맞대결을 벌이고 있다.민주당과 자민련에서 이판석후보를 영입하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고 있지만무소속을 고집했다.
대구시장 후보 선정에 쩔쩔 맸던 민자당은 신발끈을 조여매고 있지만 아직 탐색전 단계다.가스폭발사고로 조해녕후보가 사퇴할 뜻을 밝혔으나 대안을 찾지 못했다.
민주당은 더욱 궁한 처지다.이기택(李基澤)총재는 무소속후보를영입하기 위해 노력하다 무소속후보를 지원하겠다고 밝히기까지 했다. 결국 申의원이 출마를 고집해 공천해주기로 했지만 승산을 기대하지 않는 눈치다.
자민련도 문희갑.이해봉후보를 모두 접촉,겨우 이의익후보를 영입하는데 성공했다.
경북의 이판석후보에게도 민주당이나 자민련에서 고위층들이 나서영입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자민련에서 구자춘(具滋春)부총재 출마설을 흘린 것도 이판석후보 영입을 위한 전략용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시민들을 만나면『(가스사고로)민자당은 날라간기라』는 말을 쉽게 들을수 있다.이런 점에서 무소속의 필승이다.그러나 무소속후보는 난립하고 있다.여기에 대구-경북이라는 지역사회가 워낙 혈연.학연으로 연결된 곳이어서 민자당은 이런 약점을 겨냥해 당조직을 총가동하고 있다.무소속후보들의 표를 분산시키고,정당대결이희석돼 인물 경쟁쪽으로 몰고가면 승산이 있다는 계산이다.
민자당은 16일 시장후보 결정대회를 가진뒤 여권 고정표가 몰리면서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갑자기 높아지고 있는데 고무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 후보를 선택하지 못하고 있는 부동표가 절반을 넘고 있다.
이 표들은 대체로 기존 정치에 대한 혐오표,무소속지지라는 것이 무소속후보들의 주장이다.
더구나 선거가 진행될수록 무소속 후보간의 우열이 드러나게 되고 결국 3파전.2파전으로 압축돼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무소속후보들은 이것을 노리고 기선을 제압하기 위한 홍보전에 힘을 집중하고 있다.문희갑후보는 이미 2파전으로 압축됐다고 주장했고,이의익후보는 후보 단일화를 위해 정책토론을 벌이자고 제의했다.이해봉후보는 현정부에 대해 가장 비판적으로 TK정서를 대변할 야성 무소속후보는 자신뿐이라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특히 경북에서는 무소속의 이판석후보와 민자당의 이의근후보 두사람이 한판 승부를 벌이고 있다.
아직까지는 이판석후보가 앞서고 있다고 양측 모두 인정했다.
그러나 이의근후보측은 경북은 대구와 다르다고 강조한다.TK정서가 떨어진다는 것이다.이판석후보가 앞선 것도 1년전부터 바닥을 훑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기존 정치에 대한 거부감이 이번에도 대구-경북지역 선거에서 표로 나타날 수 있을지 관심이다.
[大邱=金鎭國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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