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웨이브>제 덩치에 무너지는 헤지펀드市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7면

최근 들어 헤지펀드 시장이 크게 위축되고 있다.펀드에 대한 신규고객이 늘어나지 않는 것은 물론 기존에 펀드에 투자하고 있던 투자자들까지 투자자금을 회수하고 있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는것이다.이처럼 헤지펀드에 대한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는 것은 당연히 저조한 펀드운용실적 때문이다.93년 까지만 해도 헤지펀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최고수익률의 투자대상이었다.헤지펀드의대표격인 소로스의 「퀸텀펀드」는 3년동안 연평균 60%를 넘는경이적인 수익률을 기록하기도 했 다.
그러나 헤지펀드들은 작년부터 급격히 실적이 떨어지더니 급기야손실을 보는 펀드들이 크게 늘어났고 금년들어서도 신통치 않은 실적이 계속되고 있다.지난 4월까지 「퀀텀펀드」는 1.7%의 손해를 보고 있으며 여타 대부분의 펀드도 사정은 비슷하다.헤지펀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전세계 역외펀드 시장은 금년들어 4월까지 2.4%의 수익률을 올리는데 그쳤다.이처럼 미국을 중심으로 한 헤지펀드의 실적저조가 두드러진 가운데 이와는 대조적으로 미국의 주식시장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연초이래14%이상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는 등 호황을 구가하고 있다.
이에따라 그동안 고수익에 대한 매력으로 헤지펀드에 몰렸던 투자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가 주식시장으로 몰리고 있는 형국이다.
헤지펀드에 대한 수익력 저하의 가장 큰 요인은 역설적으로 헤지펀드가 대성공을 거두면서 그 시장규모가 급속도로 확대된데 있다.과거 몇년동안 헤지펀드는 뮤추얼펀드 등 여타 투자대상에 비해 월등한 수익을 가져다 주면서 급성장을 거듭하였 다.91년 이후 3년만에 헤지펀드의 규모는 4배나 증가하였다.
그러나 헤지펀드의 규모 증가는 그 자체로서 이미 핸디캡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는 것이었다.경량성과 신속성을 가지고 금융시장변화에 기민하게 대처할 수 있는 것이 헤지펀드의 최대 강점이었는데 몸집이 커지면서 이러한 강점이 점차 퇴색해 버리고 만 것이다. 더욱이 비대해진 헤지펀드의 움직임 자체가 시장상황에 영향을 줌으로써 펀드 운용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이와같은 운용상의 애로로 펀드수익률이 떨어지는 와중에 금리상승,주식시장활황등 대체투자대상의 수익률이 높아지면서 헤지펀드에 대한 인기가 급랭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 역외펀드 전문가인 베른하임은 『헤지펀드의 규모 확대가 높은 수익률을 올리는데 점점 더 큰 장애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는 말로 악화된 상황의 핵심을 찌르고 있다.
곤경에 처해있는 헤지펀드의 향후 향방은 올해의 펀드운용 실적에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올해까지도 실적이 좋지 않을경우에는 헤지펀드에 투자한 장기투자자들까지도 시장에서 이탈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三星경제硏 선임연구원 〉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