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교수채용 非理 뿌리 뽑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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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대학교수들이 대학사회의 고질(痼疾)인 교수채용비리를 추방하기위해 스스로 나선 것은 정말 반가운 일이다.진작 이런 움직임이있었어야 했다.교수채용비리의 내막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교수들이 힘을 합쳐 나선다면 아무리 재단이 횡 포를 부리고,몇몇 교수들이 짜고 비리를 저지르려 해도 그것이 최소한 이제까지처럼 쉽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교수가 어떤 직업인가.가장 신망이 높은 직업이아닌가.모든 것이 점점 더 돈이나 권력에 의해서만 저울질되어가는 세태속에서도 그래도 교수가 가장 높은 사회적 신망을 얻고 있는데서 우리들은 한가닥 정신적 위안을 받아왔다 .
그런데 그 교수자리마저 마치 무슨 상품이나 되는양 몇천만원,혹은 억대를 호가하며 거래되고 있는데 대해 국민들이 얼마나 큰분노와 절망감,그리고 배신감을 느껴왔던 것인가.
교수채용이 이 지경이 된데는 재단이나 총장의 부도덕과 횡포에그 큰 원인이 있다.학과의 추천순위를 무시하고 마음대로 임용하고,심지어 서류조작까지 한다는 것도 이제는 비밀이 아니다.그러나 채용비리가 단지 재단이나 총장에 의한 것 뿐 이었던가.결코그렇지는 않았다.일부 교수들은 교수들대로 능력본위의 추천보다는학연.지연.혈연.청탁등에 의한 「자기 사람」뽑기에 골몰해 왔던것도 부인할 수 없는 엄연한 사실이다.
현재 자정(自淨)활동에 나선 교수들은 전국 70여개대학에서 2백여명에 이른다.발기인만 이 정도가 됐다는 것은 그만큼 교수채용비리가 심각하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모처럼 자정운동에 나선만큼 활동이 구체적이고 적극적이었으면 한다.비리가 감지되면 단결된 힘으로 과감히 그 구체적 사실을 당국에 고발하고,또 언론등을 통해 사회에 폭로해야 한다.대학과사회가 힘을 합치면 채용비리를 뿌리뽑는 일이 결 코 어려운 일만은 아닐 것이다.
교육당국도 대학교수들의 이런 자정운동에 반성하는 바가 있어야한다.자정운동에 나선 교수들은 교육부의 형식적인 감사가 비리의한 원인임을 지적하고 있다.교육부도 힘을 합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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