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도 태권 열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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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차려이,경례이.』 유서깊은 볼가강변에 위치한 舊고리키市(현니즈니노브고로트市)다르고미즈스카야 거리에 있는 한건물 1층의 「차스나이야 기예스카야 스포르치부나야 스콜라(개인 아동학교)보태권도」도장.
5~10세가량의 러시아 어린이 20여명이 외치는 한국말 발음의 태권도 구령이 태극기가 걸린 실내에 우령차게 울려퍼진다.카자흐에서 태어난 고려人 장 루보미르(40)가 지난 91년 설립,운영하고 있는 러시아 최대의 태권도 도장인 이곳 에서 훈련중인 러시아인은 모두 8백여명.최근 러시아내에 태권도의 인기가 급증하면서 3~4년사이 전국에 80여개의 도장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났으며 전체 태권도 인구는 2천여명에 달하고 있다.
러시아국가대표 4명을 보유하고 있는 이 도장에서 배출한 여학생이 지난해 처음으로 유럽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과도기를 맞고있는 러시아는 외국의 스포츠에도 관심이 많다.특히 태권도는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러시아 최대의 발행부수(4백만부)를 자랑하는 스포츠 전문지 소비에스키 스포르트紙의 블라지미르 히트류크기자는 태권도의 확산을 공산주의 몰락이후 나타난 한 현상으로 지적했다.
이 태권도 도장 트레이너 카잔체브 유리는 『태권도를 통해 한국의 정신을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니즈니노브고로트市(러시아)=諸廷甲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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