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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감독명콤비>감독-데이비드 주터 배우-레슬리 닐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패러디」의 영화사전적 의미는 「심각한 내용의 영화속에 가볍게 웃을 수 있는 장면을 삽입하는 것」으로 「진지한 작품의 스타일이나 관습,또는 모티브를 조소하는 것」이란 뜻을 내포하고 있다. 80년대말을 풍미했던 이런 패러디 영화의 원조로 데이비드 주커 (48)감독을 꼽을 수 있다.사람들은 그와 함께 『사랑과 영혼』을 만든 동생 제리 주커 감독,『못말리는 비행사』『못말리는 람보』를 만든 짐 아브라함 감독을 「ZAZ(주 커-아브라함-주커)코미디사단」이라 부르기도 한다.
이들 세명이 모여 함께 만든 작품이 『에어플레인』(80년작)이다.70년대 재난(災難)영화 붐을 이뤘던 『에어포트』시리즈를희화한 이 영화는 『가장 성공한 미국의 슬랩스틱 코미디』라는 평가를 들었다.
이어 나온 『총알 탄 사나이』(Naked Gun)시리즈는 세계적인 명사들을 우스꽝스럽게 희화하는 한편 히트했던 영화의 명장면을 골라 코믹하게 재구성,「숨은 장면 찾기」라는 재미를 제공했다. 이 영화들에 단골로 출연했던 배우가 바로 캐나다 출신의 레슬리 닐슨(73)이다.2차대전 당시 캐나다 공군으로 복무한 닐슨은 라디오 아나운서와 디스크 자키로 방송계에 입문했다.
60~70년대 TV와 영화계에서 만년 조역으로 맴돌던 넬 슨은『에어플레인』에서 비로소 빛을 보기 시작한다.
성성한 백발에 능청맞은 표정연기로 배꼽을 쥐게 하는 넬슨은 실제 나이는 상당히 많지만 영화에서는 정력넘치는 역을 맡고 있다. 60년대 잠깐 등장했던 TV 형사물을 재구성한 『총알 탄사나이』에서 넬슨은 정의감에 불타지만 하는 일마다 사고를 치는,밉지 않은 천방지축 형사 프랭크 드레빈으로 열연하면서 코미디스타의 반열에 올랐고 주커 감독의 패러디 영화 역 시 전세계적으로 히트하기에 이른다.권총과 사람 그림자가 등장하는 타이틀부터 『007』시리즈의 도입부를 그대로 본뜬 것을 비롯,속편에서는 동생 제리 주커가 감독한 『사랑과 영혼』에서 도자기 만드는장면을 코믹하고 에로틱하게 삽입,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박장대소하게 만든다.
『총알 탄 사나이』의 2편에는 제목뒤에 「2 1/2」를 붙였는데 이는 이탈리아의 거장 페르니 감독의 『8 1/2』에서 빌려온 것.
참고로 드레빈 형사의 상대역 제인으로는 엘비스 프레슬리의 부인으로 유명한 프리실라 프레슬리가 3편에 모두 출연,푼수같은 연기로 또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데이비드 주커는 『총알…』3편에서 제작과 각본만 맡으면서 부제로 「최후의 결과」라고 붙였지만 노익장을 과시하는 레슬리 닐슨이 살아있는 한 『총알 탄 사나이』시리즈가 끝났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
〈레슬리 닐슨이 출연한 데이비드 주커의 영화〉 ▲에어플레인(80년작.CIC출시)▲총알 탄 사나이(88.CIC)▲총알 탄 사나이 2 1/2(91.CIC)▲총알 탄 사나이 33 1/3(94.CIC) 〈鄭亨模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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