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칵테일] 침착한 추일승 감독이 반칙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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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아, 이거 정말 억울하네. 내가 제일 만만해 보이는 건가요.”

프로농구 KTF 추일승(45) 감독은 요즘 심기가 편치 않다. 정규 시즌 막바지인 6일 현재 팀이 하위권(8위)에 머물러 있는 판에 달갑잖은 ‘반칙왕’의 오명까지 뒤집어썼기 때문이다.

추 감독은 지난 시즌 8차례나 테크니컬 파울 판정을 받고 10개 구단 감독 가운데 가장 많은 220만원의 벌금을 냈다. 올해도 벌써 6차례에 걸친 테크니컬 파울로 KBL에 120만원을 갖다 바쳤다. 침착한 이미지의 추 감독이 2년 연속 ‘반칙왕’이 된 것은 의외다.

추 감독은 “항의한 사람이 분명하지 않을 땐 내게 테크니컬 파울을 주더라”며 섭섭해했다.

반면 다혈질로 알려진 동부 전창진(45) 감독은 파울 수로만 보면 ‘모범생’이다. 올 시즌 테크니컬 파울이 3개다. 심판의 성향에 따라 수위를 조절하는 등 어필을 하더라도 노련미가 넘친다는 평가다.

전 감독은 “되도록 항의를 하지 않으려 노력한다. 다른 데 돈 들어갈 곳도 많다”며 웃었다.

테크니컬 파울 횟수로는 추 감독이 1위지만 벌금 액수로는 SK 김진(47) 감독이 달갑잖은 선두(180만원)를 달리고 있다. 김 감독은 1월 15일 KCC와의 경기에서 두 차례 테크니컬 파울을 받고 퇴장당해 100만원의 벌금을 냈다. 2월 16일 삼성전에선 상대 감독과 언쟁까지 벌여 80만원의 벌금을 냈다.

KBL은 테크니컬 파울에 개당 20만원씩의 벌금을 부과한다. 7번째 파울부터는 50만원, 15번째 파울부터는 100만원으로 벌금이 껑충 뛴다. KBL은 원년(1997년)부터 벌금을 모아 약 10억원의 ‘선수복지 기금’을 적립했다.

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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