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독식 대형우량주, 살까 말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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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투자할 종목은 대형 우량주밖에 없는데 외국인 지분이 너무 많아 부담입니다. "

주식투자 경력 6년째인 개인투자자 박준수(31.SK텔레콤)씨는 "지금 들어갔다간 꼭짓점에서 외국인의 매물을 받아주는 것에 그칠 것 같다"고 걱정했다.

외국인의 대형 우량주 '독식'현상이 심화되면서 투자부담도 커지고 있다. 이들 종목의 외국인 지분율이 사상 최고치를 잇따라 갈아치우면서 주가 상승의 원동력인 외국인 매수세의 지속 여부에 대해 확신이 서지 않는 것이다.

8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시가총액 상위 20개 종목 가운데 9개 종목이 이번 달에 외국인 지분율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나머지 종목은 사상 최고 수준에 근접해 있다. 외국인은 올 들어 전체 순매수 금액 7조5000억원 가운데 3분의 2가량인 약 4조8000억원을 시가총액 상위 20개 종목을 사는 데 쏟아부었다.

한화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주가가 외국인의 장단에 흔들리기 때문에 외국인이 차익실현에 나설 경우 주가가 급락하는 등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며 "일부 우량 종목은 지나치게 높은 외국인 지분율 때문에 개인들이 투자를 주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증권전문가들은 외국인 주도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외국인이 선호하는 대형 우량주 중심으로 시각을 좁혀 나갈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세종증권은 향후 증시가 900선 안착을 위한 숨고르기 장세가 예상된다며 외국인 선호종목을 공략할 것을 주문했다. 세종증권 서형석 연구원은 "FTSE 선진국 지수 편입 가능성과 미국 주식형 펀드로의 자금 유입 등을 감안하면 외국인의 순매수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에스원.제일기획.대우종합기계.엔씨소프트.대덕전자.LG.대구은행.현대백화점 등을 관심종목으로 제시했다.

LG증권도 외국인의 '러브콜'이 계속되는 전기전자 업종 중심의 제한적인 투자를 권유했다. 이 회사 김중곤 연구원은 "가격 메리트가 부각되고 있는 코스닥종목 중에는 최근 4주간 외국인 지분율이 높아진 종목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며 유아이디.한우티엔씨.대진디엠피.리노공업.프롬써어티 등 5개 종목을 관심종목으로 제시했다.

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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