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걱대는 대구 ‘시민의 발 ’ 지하철 잦은 운행중단, 시내버스는 배차 혼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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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운행중단, 시내버스 배차 혼선, 브랜드 택시의 불친절….

대구의 대중교통이 ‘시민의 발’ 노릇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시는 대중교통의 서비스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지하철·시내버스의 무료 환승제, 시내버스의 도착 시각 예고제, 브랜드 택시 등을 도입했지만 시민의 불안과 불만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 시민들은 “지하철 이용자의 불안한 마음을 대구시 공무원이 잘 모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하철 운행 중단 속출=4일 오전 7시 19분쯤 문양역 쪽으로 가던 2022 열차에 전력 공급이 일시 끊기면서 실내등의 절반 가량이 꺼졌다. 열차는 달리던 속력으로 멈추진 않았지만 갑작스런 정전으로 승객이 불안해 했다. 대구지하철공사 측은 정전이 14초에 지나지 않아 승객 대피 문제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3일 오전 11시 4분 지하철 2호선 범어역 지하 2층 역사에서 갑자기 화재경보와 함께 승객 대피를 알리는 안내 방송이 나와 일부 승객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역으로 진입하던 열차는 경보와 함께 2분가량 운행이 중단됐다. 지하철공사 관계자는 “자동화재경보시스템이 민감해 작은 먼지나 연기가 나도 울린다”며 “황사로 인한 오작동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지난달 22일에는 지하철 2호선 만촌역 변전소의 전력 공급 장치가 불에 타면서 전 구간 21개 열차의 운행이 한때 전면 중단되기도 했다.

일시 정전과 단전·화재경보기 오작동 등으로 열차 운행이 중단되거나 일시 정지한 것은 22일 이후 4일까지 모두 5차례다. 시민 이상열(62)씨는 “지하철 열차 고장이 잇따라 정말 불안하다”며 대책을 요구했다.

하지만 지하철공사는 정전과 고장의 원인을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배상민 지하철공사 사장은 “외부 전문가와 전기설비 관계자 등 40명으로 안전 점검팀을 구성해 원인을 찾겠다”고 말했다. 2005년 10월 개통된 대구지하철 2호선은 28㎞(26개역)에 하루 평균 13만여 명이 이용한다.

◇시내버스·콜 택시도 불편=개학일인 3일 시내버스를 이용한 시민도 큰 불편을 겪었다. 배차시간이 들쭉날쭉했기 때문이다. 원인은 방학 중 1470대였던 대구의 시내버스 운행대수를 개학을 맞아 1561대로 늘리면서 비롯됐다. 조정된 운행 시간표와 배차 간격 등을 직원이 버스운행관리시스템(BMS)에 잘못 입력한 것이다. 시민들은 정류장마다 설치된 차량 도착 시각 안내기를 이용하지 못했고, 운전기사는 앞차와 시간 간격 등의 정보를 받지 못해 차량이 몰리는 등 혼선을 빚었다.

대구시가 예산 14억원을 지원해 만든 브랜드 택시 ‘한마음 콜’도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한마음 콜은 지난해 12월 86개 택시업체 1240대로 출발했다.

콜 센터와 통화가 안 되는 경우가 많고 요금을 신용카드로 결제할 수 없는 일도 잦아 시민이 외면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하루 이용자가 예상 인원의 절반 남짓인 1500여 명에 지나지 않는다. 주부 정모(43·대구시 범어동)씨는 “기존 콜택시가 더 친절하고 이용하기도 쉽다”며 “왜 이런 콜택시를 만들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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