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외국인 교수 올 100명 채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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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이장무 서울대 총장은 5일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은 계획을 공개했다. 이 총장은 “국제화를 위해 외국 대학과 학생교환 프로그램, 학교 내 영어 강의 확대에 힘썼으나 이것만으론 부족하다”며 “캠퍼스 자체가 국제화하기 위해 올해 안에 외국 대학교수 100여 명을 채용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서울대의 외국인 전임 교수는 현재 10명뿐이다. 이 때문에 서울대는 국내외에서 실시된 대학평가 중 ‘국제화 부문’에서 낮은 점수를 받아왔다. 서울대는 정부의 국립대 국제화 정책에 따라 올해 교육부로부터 외국인 전임 교원 55명을 배정받았다. 기존 교원 정원과 별개로 외국인 교수를 채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여기에 선발에 제한이 없는 초빙교수·겸임교수 등 45명을 추가로 뽑을 예정이다.

신규 채용될 외국 교수 100명 중 20명가량은 세계 유수의 석학급 학자라고 설명했다. 현재 서울대는 오존층 감소에 관한 연구로 1995년 노벨화학상을 받은 파울 크루첸(75) 박사를 지구환경과학부의 석좌교수로 초빙하기 위해 세부 조건을 협의 중이다.

해외 석학 유치와 관련, 이 총장은 “앉아서 지원자를 기다리지 않고 학과장·학장들이 직접 나가 우수한 인재를 모셔오는 ‘글로벌 헤드헌팅’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교수의 연봉과 처우는 개인의 업적과 능력에 따라 좌우되는 ‘차등 대우’ 방식으로 결정된다. 서울대는 늘어날 외국인 교수들을 위해 학내에 ‘글로벌 인스티튜트(국제교육원)’를 신설, 이들의 후생·복리를 학교 차원에서 관리할 계획이다.

이 총장은 또 “교수 승진·정년 심사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교수 심사가) 관대했던 것은 사실”이라며 심사 대상의 일정 비율을 무조건 탈락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엄정한 심사를 위해 ‘예비정년보장심사위’를 신설하고 교수 신규 임용 뒤 6~7년 이내에 의무적으로 심사를 받도록 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교수들은 임용 뒤 본인이 정한 시기에 승진·정년 심사를 받을 수 있었다. 그 때문에 연구실적이 부족한 교수들이 심사 신청을 계속 미뤄도 이를 제재할 길이 없었다.

그러면서 이 총장은 “(정년)심사에 탈락하더라도 재심사를 계속해 받을 수 있던 제도를 고쳐 탈락자에 대해 일정한 제한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반면 우수 교수에 대해선 “연구공간과 연구비, 강의 감면, 조교 배정 등에 혜택을 주겠다”는 방침도 명확히 했다.

로스쿨 정원 배분에 대해 이 총장은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하버드대나 도쿄대 로스쿨은 서울대(150명)의 두 배인 300명 이상이다”며 “지역안배 차원에서 정원을 결정한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정원 규제를 완화하는 대신 학교 간 경쟁을 통해 학생을 유치하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게 그의 입장이다.

2009학년도 입시에 대해 이 총장은 “서울대는 ‘급격한 변화를 주지 않는다’는 정부 방침을 충실히 이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새로운 기회가 주어진 2010학년도에는 기본에서부터 출발해 전체를 재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총장은 “다른 대학에서 본고사 부활 요구가 있으나 내 임기 안에는 서울대가 본고사를 도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천인성·선승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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