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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對外첩보활동 다시강화-KGB,연방 보안국 재출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러시아가 서방 각국에 대한 첩보활동을 다시 강화하고 있다.
옛소련 국가보안위원회(KGB)가 지난 91년8월 보수파 쿠데타에 주도적 역할을 했다 실패한데다 그해 12월 옛 소련마저 붕괴돼 사실상 와해됐던 러시아의 대외 첩보활동이 최근 활기를 되찾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조짐은 최근 보리스 옐친 대통령이 불발 쿠데타 직후 자신의 손으로 족쇄를 채웠던 KGB를 연방보안국(FSB)이란 이름으로 사실상 재출범시키면서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FSB는 대내외 첩보활동은 물론 인권유린 우려 등으로 폐쇄됐던 자체감옥을 다시 갖게 됐고 요시찰 인물에 대한 사찰도 할 수 있게 되는 등 과거 KGB가 누렸던 무소불위의 권능을 거의회복했다.
뿐만 아니라 러시아의 모든 공직자는 앞으로 서방여행에서 얻은정보를 FSB가 사용할 수 있도록 보고해야 한다.FSB는 또 국내에서 법원의 허가없이 외국회사를 수색하거나 주요서류들을 압수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독일 디 벨트紙가 최근 서방 정보전문가들을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러시아는 지난달부터 독일에서 냉전시대 못지않은 첩보활동을 재개하고 있다.
정보소식통들은 옐친의 이러한 지시는 지난해 해외정보기관장들에게 국내에서도 활동할 수 있도록 허용한 조치와도 밀접한 관계가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그 이후 러시아 각료.공직자.외국인에 대한 전화 도청이 실시됐다.
러시아 외에도 독립국가연합(CIS)등 옛소련 공화국과 동유럽도 첩보활동을 다시 본격 재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CIS국가 대부분은 이전의 KGB조직을 재건해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정보 전문가들에 의하면 외교관 뿐만 아니라 해외주 재 언론인.
경제인.관광업무종사자들도 정보 수집에 가담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독일을 對서방 첩보 전진기지로 가장 많이 활용하고 있다. 주요 첩보활동 분야는 이전처럼 군사부문에 치중돼 있는 것이 아니라 첨단 기술의 탐지등 경제부문이다.공식적인 첩보요원은7만5천명이나 전문가들은 그 2배 이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독일 주간 슈피겔誌는 최근호에서 독일 방첩기구인 연방헌법보호국이 독일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러시아 스파이 1백65명의 추방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슈피겔誌는 이들중엔 외교관.사업가.과학자.예술가.기자들이 포함돼 있으며 독일 정부는 최근 러시아정부가 본주재 러시아 대사관의 무관으로 임명한 사람에게 그가 러시아軍정보기관 소속이라는이유로 비자 발급을 거부한 적도 있다고 주장했다 .
[베를린=韓敬煥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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