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이야기>부엌 구조 바꾸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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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남편을 요리사로 만들려면 남편에게 요리를 가르치는 것보다 부엌구조를 바꾸는 것이 더 빠르다고 한다.
부엌이 어떤 위치에 있는가에 따라 남편들이 가사를 도와주는 정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제 부엌은 주부 혼자 일하는 곳이 아니라 가족 모두가 모이는 공간으로 변모하고 있다.
위치도 햇볕이 잘 들고 주택의 중심이 되는 곳에 배치하는 집들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
최근 아파트 생활행태 조사에서 이웃주부가 찾아왔을 때의 차대접 정도는 식탁에서 하는 경우가 많고 가계부쓰기등이 모두 부엌과 식탁 주변에서 이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내평수에 따라 부엌을 사용하는 방법도 다양하다.
소형아파트에선 아예 거실을 없애고 부엌과 식사공간을 온가족이모이는 공간으로 쓰기도 하며, 대형아파트에선 접시세척기.대형냉장고.오븐등을 모두 갖춰놓고 온가족이 둘러서서 요리를 만들고 즐겁게 떠드는 장소로 바뀌어가고 있다.
이희봉(李熙奉.중앙대 건축과)교수는 부엌이 작아지고 입식화됨에 따라 김장하기등 우리고유의 음식만들기가 줄어들고 있지만 우리음식 마련에는 허드렛일을 하기 위한 공간이 여전히 필요하다고주장한다.하지만 부엌이 온가족이 모여 즐겁게 지 내는 곳으로 바뀌는 추세인 것만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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