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미녀는 핑크 볼을 좋아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8면

크리머가 2일 HSBC 여자 챔피언스 최종 라운드에서 분홍색 공을 그린에 놓고 있다. [싱가포르 AP=연합뉴스]

‘핑크 공주’의 빼어난 외모처럼 그의 공도 그린에서 유난히 눈길을 끌었다. 미녀 골퍼 폴라 크리머(22·미국)는 2일 벌어진 HSBC 여자 챔피언스 최종 라운드에서 분홍색 공을 썼다.

동반자인 로레나 오초아(멕시코)나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의 흰색 공에 비해 화려한 인상을 준다.

핑크색을 좋아하는 크리머는 치마도, 셔츠도, 모자도 분홍색이다. 1년 전부터 공도 분홍색으로 바꿨다.

평소엔 흰 공을 쓰다가 최종 라운드에서만 핑크색 공을 쓴다.

지난해 11월 핑크색 공으로 첫 승을 한 데 이어 올해 2월 필즈 오픈에서 2승째를 거뒀다. 크리머는 “흰색 공으로 우승했을 때보다 핑크색 공으로 우승한 것이 더 강렬하게 기억된다”고 말했다.

크리머의 분홍색 공엔 ‘프리셉트 레이디 IQ 180’이나 ‘프리셉트 투어 S3’ 상표가 붙어 있다. 이들 제품은 스윙 스피드가 느린 여성 골퍼를 위한 공이다. 정상급 선수인 크리머에겐 어울리지 않는 공이다. 실제 크리머의 공은 투어용인 브리지스톤 B-330에 프리셉트 상표만 붙인 것이다. 프리셉트에서 예쁜 공을 좋아하는 여성 골퍼를 대상으로 마케팅하기 위해 크리머에게 겉과 속이 다른 공을 준 것이다.

컬러 볼은 국내에선 주로 겨울용으로 쓰인다. 눈밭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을 제외하면 눈 쌓인 겨울에 골프를 즐기는 곳이 거의 없기 때문에 외국에서 컬러 볼은 주로 여성용이다. 여성용은 비거리를 중시한다. 따라서 컬러 볼은 투어용에 비해 거리에선 딸리지 않는다. 다만 스핀이 잘 걸리지 않는 점이 핸디캡이다. 그린에서 공을 세우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요즘은 성능 좋은 컬러 볼도 나오고 있다. 캬스코의 키라, 볼빅의 크리스털, 투어스테이지의 수퍼 뉴잉 등이 스핀이 잘 걸리는 컬러 볼이다.

성호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