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송윤아 "영화에서 연기력 많이 쌓았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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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결혼보다 연기에 최선을 다하겠어요. 언젠가는 한 남자의 사랑을 받고 싶어지겠지만 아직은 때가 아닌 것 같아요."

탤런트 송윤아(30)가 오랜만에 시청자들을 찾아온다. SBS 주말드라마 '발리에서 생긴 일'의 후속으로 오는 13일부터 방송되는 '폭풍 속으로'에서 주연을 맡았다. 2002년 MBC 드라마 '선물'이후 TV를 떠난 지 2년 만이다. "TV에 나오지 않는 동안 영화계에서 놀았어요. 재작년에는 '광복절 특사', 지난해에는 '페이스'를 찍었지요."

이번 드라마에서 그녀가 맡은 '차미선'은 파란만장한 삶을 사는 비련의 여인이다. 부둣가에서 선술집을 하는 여자의 딸로 태어나 아버지 없이 자란 미선은 사랑하는 남자가 생겼으나 그의 어머니에게서 깊은 상처를 받고 가출한다. 서울에서 혼자 힘겹게 살다 재벌 2세와 동거하며 아기를 낳지만 남자는 곧 사고로 죽고만다. 그러던 중 시아버지의 회사에 취직해 승승장구하던 옛 남자 '현준'(김석훈)을 다시 만나 결혼하지만 끊임없는 갈등 속에서 괴로워한다.

"차미선 같은 캐릭터는 여배우로서 꼭 한번 해보고 싶은 배역이었어요. 다른 훌륭한 여배우들도 탐을 냈다는 얘기를 들었는 데 다행히 저한테 기회가 왔네요."

1995년 KBS 수퍼탤런트로 연예계에 데뷔한 송윤아는 어느덧 10년차 배우가 됐다. 이제는 연습실에서 대본을 읽고 있으면 먼저 인사를 받는 게 더 익숙할 정도로 선배보다 후배가 많은 연조가 됐단다. 그래도 연기는 하면 할수록 어렵다며, 선배들이 이미 털어놓은 경험론을 그녀도 되풀이하고 있다. "연륜이 짧을 때는 '이 정도면 되겠지'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어요. 요즘은 제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가 많아요. 가슴 속에 담긴 그림이 제대로 표현돼 나오지 않을 때의 속상함이란 이루 말할 수가 없죠."

영화와 드라마를 넘나들며 활동하다보니 TV 드라마의 촬영 관행에서 많은 허점을 보게 된 모양이다. "영화는 준비하는 시간이 길고 배우의 컨디션에 대해서도 배려를 아끼지 않아요. 그러나 드라마는 중.후반으로 가면 대본 외우기에만 급급할 정도로 시간에 쫓겨요. 그래서야 배우가 자기 역할에 몰입하기가 쉽지 않지요."

주정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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