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코소보의 공식 실업률은 47%. 일하는 사람 상당수가 임시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론 60%에 가깝다. 실업자의 90% 이상이 1년 이상 일자리를 구하지 못했다. 코소보 국민은 독립과 함께 당장 나라가 잘살게 될 것이란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코소보 정부는 가난 해소 방법으로 외국인 투자를 들고 나왔다. 지리적으로 동·서 유럽을 잇는 좋은 위치에 있고, 금광 등 천연자원과 값싼 노동력이 풍부하다는 게 홍보 포인트다. 외국인 투자에 대해선 분야에 따라 다양한 면·감세 혜택을 주기로 했다. 코소보 투자청의 린다 카셀라(여)는 “최근 몇 년 사이 국영기업의 민영화 등 시장 경제 도입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외국인 투자가 활발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코소보는 1990년에도 독립 선언을 했다가 국제사회의 냉담한 반응으로 실패한 쓰라린 경험을 갖고 있다. 당시는 알바니아만 승인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다르다. 미국·영국·프랑스·독일·스위스 등이 잇따라 독립 코소보를 인정했다.
이 때문에 러시아가 “코소보 사태로 유럽 전체가 전쟁에 휘말릴 수 있다”고 경고하지만 크게 신경 쓸 수준은 아니라는 게 현지 분위기다. 코소보 라디오 방송의 한 기자는 “러시아는 국제사회에서 미국 견제와 대선 등을 의식해 정치적 발언을 하고 있지만 현실감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세르비아 기자인 옐레나도 “국제사회의 여론은 독립을 인정하는 쪽으로 기울었다”고 말했다. 유엔은 아직 입장 표명을 유보하고 있지만, 코소보 독립은 대세로 가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지금부터다. 정치적 독립을 했다 해도 경제적 홀로서기를 하지 못하는 한 독립의 의미는 퇴색해 버리기 때문이다. 같은 유교 연방이었던 슬로베니아의 한 일간 신문은 이와 관련해 “슬로베니아식 시장경제 모델을 따르느냐, 세르비아식 폐쇄 구조를 고집하느냐가 코소보의 앞날을 결정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진배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