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특검, 다시 검찰로 넘겨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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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조준웅 특별검사팀은 이건희 삼성 회장의 장남인 이재용(40) 삼성전자 전무를 28일 소환한다고 밝혔다.

특검팀 관계자는 27일 “경영권 승계 의혹과 관련한 조사를 위해 이 전무를 28일 오전 피고발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다”고 말했다. 이 전무는 자신이 최대주주였던 e삼성의 주식을 삼성 계열사들이 매입하는 방법으로 손실을 보전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참여연대에 의해 고발됐다. 또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CB)와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저가로 인수해 그룹 경영권을 승계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팀은 이날 현명관(67) 전 삼성물산 회장을 불러 조사했다. 현 전 회장은 삼성에버랜드가 CB를 발행한 1996년 삼성에버랜드 이사회의 감사를 맡았었다.

지난해 삼성그룹 비리 의혹을 제기한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은 이날 “조준웅 특별검사의 수사 의지와 능력이 의심된다”고 삼성 특검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사제단은 “1차 수사 기간이 10일 정도 남았는데 지지부진한 특검 수사를 연장하지 말고 검찰에 넘기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김인국 신부 등 사제단 신부 4명은 이날 예정됐던 조 특검과의 면담을 거부하고 서울 한남동 특검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김 신부는 “사제단에 면담을 요청해 놓고 ‘참고인 조사를 할 수 있다’고 입장을 바꾸는 특검팀의 경박한 모습을 보고 그동안 가졌던 특검의 수사 의지와 능력에 대한 고민을 밝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제단 대표인 전종훈 신부는 “조 특검은 삼성 이학수 부회장을 단독으로 만났는데 소환 절차나 만남의 방식, 면담의 내용을 볼 때 특검의 변질된 수사 의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윤정석 특검보는 “조준웅 특검이 사제단으로부터 수사의 도움을 받고자 했으나 그 취지가 잘못 전달돼 오해가 생겼다”며 “사제단에 특검이 직접 전화해 이해를 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수련·정선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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