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삽화 그린 체스교본 발견

중앙일보

입력

‘모나리자’ ‘최후의 만찬’으로 유명한 이탈리아 화가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400년전 서양 장기인 체스 교본의 일러스트레이션을 맡았다고 영국 BBC가 보도했다.

다빈치는 수학자 출신의 프란체스코 수도사 루카 파치올리와 매우 친한 사이였다. 파치올리는 ‘De ludo Scachorum’이라는 체스 교본을 썼다. 이 책은 지난해 한 개인 서재에서 발견됐다.

48쪽 짜리 이 책은 1500년경에 쓴 것으로 가죽 커버로 제본돼 있다. 이번에 발견된 것이 유일하게 남아있는 책이다. 여기에는 체스 게임에서 가능한 각각의 시나리오에 대해 파치올리가 제시하는 해결책이 다빈치의 그림과 함께 실려 있다.

다빈치가 파치올리를 처음 만난 것은 밀라노 공작 루도비코 스포르자의 궁정에서였다. 다빈치는 파치올리가 황금 분할에 대해 쓴 수학책 ‘De Divina Proportione’에도 삽화를 그려줬다. 1499년 프랑스 루이 12세가 밀라노를 점령하자 다빈치와 파치올리는 만토바로 망명해 열렬한 체스 애호가인 이사벨라 데스테 후작 부인의 보호를 받았다.

파치올리-다빈치 콤비가 쓴 체스 교본 ‘De Ludo Schacorum’은 이사벨라 데스테에게 헌정됐다. 다빈치는 이사벨라의 초상화도 그려줬다. 그는 체스 게임을 즐기진 않았지만 체스 게임의 원리를 알고 꿰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 체스 교본은 그동안 전부 소실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지난 2006년 2만 2000권의 장서를 자랑하는 굴리엘모 코로니니 백작의 서재에서 우연히 발견됐다.

이장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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